[단독] 로스쿨 출범 10년...장학금 지급률 매년 줄었다

2009년 46.79%...2017년 34.9% 수직하강

교육부 "기업, 단체 재원 떨어져 줄어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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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전후 정부는 "장학금 지급을 확대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한 해 학비만 2000만원이 드는 로스쿨을 도입하면 이른바 '흙수저'들의 출세, 즉 '개천에서 용 나는' 사법시험(2017년 폐지) 제도의 긍정적 효과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많았다. 때문에 정부는 로스쿨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줘 그런 폐해를 방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지난 9년 동안 로스쿨 장학금 지급률은 매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본지가 교육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2009~2017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지급률 현황’에 따르면 25개 로스쿨의 첫해 장학금 지급률은 46.79%를 기록했지만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는 34.9%로 초창기보다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25개 로스쿨 중 15개 사립대는 장학금 지급률이 48.87%를 보여 50%를 밑돌았다. 10개 국립대는 사립대 평균에 조금 못 미치는 44.23%를 기록했다.

도입 2년 차이던 2010년 사립대는 45.52%의 장학금 지급률을 보여 전년보다 3% 포인트가량 줄어들었고, 국립대는 39%로 5% 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이후 매년 꾸준히 장학금 지급률이 하락해 2012년도는 처음으로 40%대가 무너졌다. 지난해에는 전체 평균 34.9%를 기록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9~2017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현황> [자료=교육부]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 비율은 실제 학생들이 부담한 학비가 장학금을 통해 얼마만큼 완화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로스쿨 인허가 기준에도 장학금 지급 비율은 20%로 명시돼 있고,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장학금 지급 비율을 30%로 의무화했다. 실제 지난 9년간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은 20%를 상회해 인허가 기준을 지키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와 각 대학이 로스쿨 도입 당시에는 ‘장학금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등록금은 올리고 장학금을 줄여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로스쿨이 장학금 비율을 늘리지 않고 교육부의 행정제재를 피하고자 ‘최소 기준’만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지방대 로스쿨 학생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체감상 장학금 지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2016년도부터 교육부가 등록금을 인하하면 로스쿨에 보조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실상 학교 측에서 볼 때 실익이 없어 일부는 등록금 인하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와 로스쿨의 책임 돌리기로 중간에 있는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욱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장학금 지급률 하락에 대해 "로스쿨이 출범 초기에는 장학금을 최대한 많이 지급하자는 합의에 의해서 장학금 지급률이 높았다"며 "각 학교가 재정 충원 문제가 있다 보니 조금씩 지급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 푼도 내지 않고 로스쿨을 다니는 학생이 6000명 중 1000명가까이 된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실제로 모두 지원을 받고 있다. 장학금 지급률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최소한 현 상태는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통계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 초기에는 외부(기업·단체)에서 재원을 얻어 장학금을 지급해 지급률이 높았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 재원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장학금 지급률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