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사내변호사 처우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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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택 변호사
입력 : 2021-02-27 08:00
수정 : 2022-06-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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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 태동한 국내 사내변호사 직역은 변호사 수 증가 및 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상황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변호사 3만 명 중 사내변호사가 4000명 이상이라고 하니, 사내변호사는 가히 어엿한 법조직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사실 필자가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통적인 송무영역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필자처럼 애초에 ‘사내변호사’를 목표로 진학한 예비법조인이 늘어났다는 것을 전해 들으니 새삼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날이 갈수록 선호도가 높아지는 국내 사내변호사의 처우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본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경험한 기업들과 ‘대한변호사협회 취업정보센터’, ‘인터넷 커뮤니티’ 정보 등을 토대로 파악한 사항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며, 다만 이는 ‘다소 주관적’인 것으로 회사의 규모/산업군/변호사 자격증 취득 전 경력 등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음을 양해해 주었으면 한다.

먼저 급여부분의 경우 초임변호사 기준 세전 450~550만 원 정도가 최빈값으로 여기에 성과급이 다소 추가되는 정도로 파악된다. 송무업무를 담당하는 중소형 법률사무소 ‘어쏘변호사’에 비교해 보았을 때 초임 급여는 크게 뒤처지지 않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으로 보이나, 사내변호사의 경우 ‘급여 테이블’이 존재하는 등 경력이 추가될수록 드라마틱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매년 50~100만 원 정도의 상승폭을 보이는 ‘어쏘변호사’보다 처우가 좋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공공분야 정규직 사내변호사의 경우 급여수준이 이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별도 수당이 없거나 법학전문대학원 재학기간을 경력에 셈해 넣지 않는 기관의 경우 학부를 졸업하고 입사한 동 나이대 구성원들보다 처우가 열악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직급의 경우 과거에는 과장~차장급이 최빈값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최근 들어서는 대리직급 이하가 최빈값으로 그 처우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사내변호사 테이블’이 존재하는 회사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급여부분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명 ‘칼졸업’ 후 변호사자격증을 취득하고 입사하더라도 동 나이대 구성원보다 낮은 직급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업무영역의 경우 법무/준법감시/공정거래/주총 및 이사회/각종 대관업무를 주로 담당하나, 최근 들어 법무수요의 증가로 현업부서에 배치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사내변호사의 업무영역 확대 및 기업 내 다양한 업무경험을 토대로 관리자급으로 성장할 기회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처음부터 법률지식과 전혀 동떨어진 업무를 주로 수행하거나, 법률주관부서와 차별적으로 대우받는 상황은 방지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국내 사내변호사의 처우는 어느 정도 기준을 형성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학전문대학원 재학기간 및 변호사 수습기간이 약 3년 6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이 기간에 대한 처우산입 및 고려는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등 유관기관에서는 사내변호사 직역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사내변호사 표준 계약서’, ‘표준 가이드라인’, ‘표준 업무 기술서’ 등을 마련하고 이를 기업체에 적극 홍보하는 등 처우 개선을 위해 향후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박진택 변호사, 법무법인 법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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