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한혜연 유튜브 PPL 논란... 법적 제재는?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1. “오늘은 짐이 많이 없어서 이 가방을 들고 나갈 건데요, 가방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보여 드리겠다”며 소지품을 모두 공개한다. 두 어깨가 노출될 정도로 크게 파인 상의를 들어올리며 “이걸 입으면 그냥 입은 것 같지도 않다”고 말한다.

인기 그룹 다비치의 멤버 강민경씨(30)가 자신의 유튜브 개인 채널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다.

#2.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48)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서서 돌아다니느라 신발의 중요성을 잘 안다”며 자신의 경험담이 담긴 생생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그 후 한 씨는 “이거 모아 오느라 너무 힘들었어. 돈을 무더기로 썼어”며 신발들을 보여준다.

지난달 15일 강씨와 한씨는 나란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한 물건들이 본인들이 직접 구매한 것이 아니라 해당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받고 협찬을 받아 보여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강씨는 지난 3월 '매일 쓰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특정 브랜드의 속옷을 추천하자마자 이 영상이 곧장 해당 속옷 브랜드의 광고에 올라온 바 있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강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PPL(간접광고)을 해주고 업체로부터 받는 대가는 통상 2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도 작년 9월 이른바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이라며 특정 브랜드의 신발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바 있으나 사실은 해당 업체로부터 3000여만원을 받고 업체로부터 받은 신발을 영상에 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영상에서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뿌리고 다녔다”며 보습용품 등을 소개했는데, 약 2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두 사람은 협찬을 받았음에도 영상에 '유료 광고 포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사기 아니냐는 의견까지도 나왔다.

그렇다면 이들의 행위를 두고 사기죄로 볼 수 있을까?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은 누군가를 속여서 재산상 이득을 취할 경우에 한해 사기죄로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소비자가 그들의 개인 방송을 보고 물건을 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발생한 판매 수익은 광고를 의뢰한 사업자에게 돌아간다. 형법에 따르면 이들이 후기를 가장한 간접광고를 한 행위를 두고 사기죄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수익금이 직접 채널 운영자에게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대법원은 “일반적인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라면 남을 속인 걸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99.2.12. 선고 98도3549 판결).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간접광고 사실을 숨긴 정도를 넘어 제품의 원산지를 속인 것과 같은 적극적인 기망행위가 있어야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단순히 광고였다는 걸 고지 안 한 것만으로는 사기죄로 처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앞으로 강씨 등과 같은 인플루언서(인터넷상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의 사용 후기 등을 가장한 광고는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확정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9월부터는 인플루언서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업체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고 광고를 하는 경우 소비자들이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문구'를 추천 내용과 근접한 위치에 표시해야 한다.

또 적절한 문자 크기, 색상 등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하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금전적 지원, 할인, 협찬 등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을 활용한 추천의 경우 '표시문구'를 게시물 제목 또는 시작부분과 끝부분에 삽입해 반복적으로 표시하고 실시간 방송에서 자막 삽입이 어려운 경우 음성을 통해 표현해야 한다. 소비자가 방송의 일부만 보더라도 광고여부를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심사지침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규정된 ‘부당한 광고행위’에 해당하는지 에 대한 구체적 심사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사업자에 대해 거짓 또는 기만적인 광고 등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를 부당한 광고행위로 규정한 후 이를 금지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에게 5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규정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협찬·광고 사실을 밝히지 않고 인플루언서 광고를 한 7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직접 방송을 한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재를 부과할 수는 없다.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그 제재 대상이 광고주, 다시 말해 사업주와 사업자 단체에 한정돼 있어서다.

때문에 지난 1월 20대 국회에서 원유철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이 인플루언서가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등을 통해 대가성 광고를 한 경우 이를 반드시 알리도록 하고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인플루언서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원 전 의원은 당시 "현행법은 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사업자 등으로부터 경제적 보상을 받고 특정 상품에 대한 글을 게시한 인터넷 유명인에 대한 규제 규정은 없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어느 범위까지 '인터넷 유명인'으로 보고 규제할지와 개인에게 직접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현행법 체계에 부합한지 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개정안도 폐기됐다.

한편 강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본다는 기쁨에 여러 과정과 절차를 밟아가는 데 있어서 제가 많이 부족했고 미숙했음을 느꼈다”며 “앞으로 더욱 주의하여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저를 통해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한씨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서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는 PPL의 명확한 표기로 여러분께 두 번 다시 실망시켜 드리지 않는 채널이 되도록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혜연 강민경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