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특집②] ​공수처가 대통령 친위부대?

  • 공수처를 둘러싼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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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25 00:19
수정 : 2019-11-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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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 설치 법안의 본회의 부의가 임박하다. 다음달 3일 공수처 법안이 부의되고 나면 본격적인 처리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 통과 전에 그간 공수처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들을 짚어본다.

1. 공수처는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친위부대가 될 것인가.

현재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공수처 설치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가 있다.

두 법안은 모두 공수처장 임명은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국회추천 4명(여당 2명, 야당 2명)으로 구성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국회에 두고, 이 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는 방식이다. 결의를 위해선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한다.

공수처 설치 반대 입장에 따르면 법원행정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는 대법원장이 선택하기 때문에 집권세력이 과반수인 4명의 임명 권한을 가져가는 셈이다. 야당이 2명의 추천위원회 구성 권한을 갖지만, 야당이 추천한 후보 1명과 여당이 추천한 후보 1명이 동시 추천될 경우 결국 대통령은 여권 인사로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는 대통령에게 입법, 행정, 사법 고위공직자에 대한 더욱 강력한 통제 권력을 제공해 주는 꼴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찬성 측에선, 야당 몫이 2명이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하는 공수처장은 나올 수 없다고 맞선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자기 사람을 공수처장에 앉힐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공수처는 국가인권위원회처럼 소속기관이나 감독기관을 두지 않는 독립수사기관이다. 권은희 안은 여기에 국회 청문과 동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대통령이 마음대로 공수처를 통제할 수 없다.

2. 공수처는 민변 검찰?

공수처의 검사는 공수처장 및 차장, 법무부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대표의원이 협의해 추천한 3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임명된다. 백혜련 안은 검사 출신은 공수처 검사 정원의 2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공수처 설치 반대 측에선 공수처가 오히려 정치검사 시대를 열 것이라고 주장한다. 검찰에 속한 검사는 객관적인 시험에 의해 선발되지만, 공수처 검사는 정치적으로 선발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공수처 검사는 검사 출신이 1/2을 넘지 못해 변호사 경력이 있는 시민활동가들도 공수처 검사로 임명될 수 있다. 인사위원회가 의도적으로 특정이념 편향적 단체 출신들로 공수처 검사를 채우면 이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공수처 설치 찬성 측에선 이런 주장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검사 출신이 절반을 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은 기존 검찰을 견제하는 사정기관을 만들면서 검사 출신이 주류를 이루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제한을 둔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코 민변 변호사들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

3. 공수처, 무소불위 기관 탄생?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검경이 수사 중인 사건을 이유 불문하고 넘겨받는 무소불위의 기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문재인 정권에 불리한 것은 덮고 유리한 것은 부풀리는 선택적 수사와 기소가 횡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최고사정기관이 아니다. 만일 공수처 검사나 수사관이 권한을 남용하면 검·경에 의해 수사를 받게 된다. 권은희 안은 비리 공수처 직원에 대해 검찰이 권한을 행사하라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기소심의회가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독점적 권력을 가진 검찰의 권한을 나눠 ‘견제와 균형’에 의한 권력통제방법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국회는 공수처 설치 법안 부의를 앞두고 있다. 그간 공수처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도에 대한 성찰보다는 정략이 앞섰기 때문이다. 공수처의 수사대상, 대상 범죄, 정치적 독립성, 견제와 균형, 수사 효율성 등 깊이 있게 논의 돼야 할 쟁점들이 산적하다. 이제라도 정쟁을 멈추고 심도 있는 토론으로 제대로 된 공수처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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