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빅데이터 시대, 디지털 데이터 관리기술이 핵심

안진우 변호사의 '지금은 리걸테크(legaltech)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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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대형 이메일 데이터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전 세계에서 7억7,300만개의 이메일 주소, 2,000만개의 비밀번호를 포함해 총 27억 개의 데이터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이트에 유출됐다. 유출된 자료에 담긴 이메일 주소 및 비밀번호는 약 2,000여개 온라인 사이트에 로그인 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해당 이메일 및 비밀번호를 보유한 인터넷 유저라면 누구나 관련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Big Data)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자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위 사례와 같은 데이터 유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데이터 유출을 대비한 데이터 보안 및 디지털 데이터 관리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유출이 쉽다는 특징이 있다. 디지털 정보가 중요해졌다는 건 그만큼 디지털 데이터 유출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보 유출은 개인을 범죄 용의자로 만들기도 하고 기업에 천문학적 액수의 금전적 피해를 가져다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디지털 데이터 관리 기술은 리걸테크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정부가 건강 검진 결과부터 생활 습관까지 각종 의료 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헬스케어 발전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민감한 개인정보가 돈 벌이에 함부로 쓰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개인정보를 잘 관리할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발표한 헬스케어 발전 전략은 '개인 의료 정보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요약되는 만큼 데이터베이스의 관리가 더욱 중요시 된다.

디지털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흔적도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 흔적을 ‘디지털 흔적(Digital Footprint)’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흔적을 추적하게 되면 범죄나 부정을 저지를 때 한 통의 전화가 증거가 되고, 흔적을 지우더라도 남겨진 일부만으로도 지워진 데이터의 복구·복원·분석도 가능하다. 이 기술이 바로 디지털포렌식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디지털포렌식에서 이미지 분석기술은 놀랍도록 진화하고 있다. 교통사고가 일어난 순간을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이 정면 구도에서 초점이 안 맞거나 번호판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았으나, 최근 이미지 분석 기술은 포커스 보정이나 모션 보정, 각도 보정 등 필터 기능을 통해 이미지 선명화가 가능하다.

오늘날 곳곳에 설치된 수많은 CCTV는 범죄 수사와 입증 분야에 강력한 수단이 되고, 이미지 분석 기술은 CCTV 증거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핵심 기술로 역할하고 있다.

디지털 흔적은 보안과도 관련이 있다. 기업 기밀정보나 고객정보 역시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에 디지털 흔적이 남기 때문에 이는 범죄사실 증명의 중요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유출 범죄는 디지털 흔적 추적을 통해 초기 수사 단계에서 범인을 잡을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는 디지털포렌식이 법정에서 쓰일 증거 확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수사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데이터 유출 범죄자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점 늘어가는 데이터와 그 데이터의 유출을 방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앞선 데이터 관리기술이 더욱 중요하다.
 

[사진=안진우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