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체육계 ‘동성 미투’…전 양궁선수 “여선배가 상습 성추행”

  • 학교에 알린 후 따돌림 당해…당시 감독은 "일방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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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2 12:00
수정 : 2019-0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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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에서 동성 미투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한 전직 양궁선수가 선배 선수로부터 상승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국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최근 체육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성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대학에서 양궁 선수로 활동했던 김미성(21)씨는 같은 양궁부 선배 B씨에게서 상습적인 성추행 및 성희롱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지난 2017년 신입생 시절 4개월간 시달리다 이를 알려지만 이후 양궁부에서 ‘왕따’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 해 바로 10년 넘게 해온 양궁 선수 생활을 접은 반면 선배 B씨는 현재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김씨에 따르면 B씨는 2017년 1월 중순부터 신입생인 김씨를 성추행 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양궁장에서 훈련할 때 몸을 만지기 시작하더니 감독이 있을 때도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거나 툭툭 쳤다.

한국일보는 김씨의 거부 의사에도 선배 B씨의 추행은 이어졌다. 지역체육회에 갔을 때 뒤에 다른 남자 선수들이 앉아있는데도 갑자기 가슴을 더듬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 선배는 김씨에게 ‘클럽 가서 아무 남자나 붙잡고 자자고 해봐라’ 등 성희롱 발언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B씨가 중·고교 시절부터 후배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들을 수소문해 자필의 사실확인서를 받기도 했다. 그들이 보낸 확인서에는 ‘대회 중 다른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도 벌어졌다’ 등의 진술이 이어졌다. 

거듭된 추행에 김씨는 2017년 양궁부 감독에게 B씨의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감독은 “‘실력으로 이겨라. 지금 네가 두 번째고, B가 첫 번째다. 네가 1번이 되면 너 위주로 양궁장이 돌아갈 수 있다. 이번 일은 알아서 처리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김씨는 담당 교수와 상의 후 학교 성희롱센터에 신고했다. 학교는 김씨와 B씨 간의 공간 분리 지침을 내렸지만 이후 김씨는 양궁부에서 소위 ‘왕따’를 당했다. 김씨는 “다른 언니들도 내게 등을 돌려 너무 힘들었고, 상처도 깊게 받았다”며 “하루하루 양궁장에 있는 게 지옥 같았다”고 밝혔다.

결국 김씨는 그 해 6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검찰을 거쳐 재판이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1심에선 B씨에게 무죄판결이 났다. 무죄 판결 후 김씨와 김씨 어머니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양궁협회 등에 신고를 했지만 달라진 점은 없었고 어머니는 자살기도까지 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한국일보의 문의에 대한양궁협회 측은 “관련 민원이 대한체육회에서 협회로 넘어왔는데 2017년 그 당시 협회가 통합 과정이라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이 안 돼 지역 협회로 조사를 넘겼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B씨가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함부로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사실 확인을 위한 통화 요청을 거부했다. 한국일보는 취재 과정에서 B씨는 문자메시지로 후배를 괴롭힌 적 있느냐고 물었지만 ‘아닙니다. 연락하지 마세요’라는 회신만 왔다고 전했다. 대학 양궁부 감독은 “다 끝난 일로 알고 있다. B 선수는 학점도 높고 엘리트 체육의 모범이 되는 학생이다. 워낙 미투가 사회 이슈이긴 한데 만약 B 선수가 무죄로 나오면 어떡할 거냐. (선수한테 내가 했다는 말은) 일방적인 한쪽의 주장일 뿐”이라고 답했다.

김씨가 실명까지 공개한 이유는 더 이상 피해 선수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한국일보에 “국가대표 선수가 미투를 하면 이슈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그냥 넘어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하지만 내가 말한 게 진실이란 것을 알리고 싶고, 더 이상 피해 선수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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