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레이더] ‘결단’만 남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검·경 협력관계로”

  • 사개특위 소위, 지난달 19일 간담회서 합의안 마련
  • 곽상도 한국당 의원 "일부 의원 배제···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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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09 19:58
수정 : 2019-01-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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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ㆍ경찰개혁소위원회에서 위원들이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개혁의 한 축인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별도의 수사청을 신설하자는 등의 주장을 하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사개특위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간담회에서 백 의원 안을 중심으로 조문화 작업을 했다. 이날 논의된 안(이하 간담회안)에는 검찰의 보완수사, 경찰의 수사 종결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간담회안은 ‘검사의 수사’를 정의한 형소법 195조를 196조로 이동시키고, 195조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를 정의하는 조항으로 바꿨다. 이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또 수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일반적 수사 준칙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당초 백 의원 안에서는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이 협의해 정하기로 했으나, 입법 형식을 대통령령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197조 2항에는 ‘보완수사요구’ 조항을 신설했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따라야 한다.

백 의원 안에서는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한 경우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이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했지만, 검찰과 경찰의 중립적 관계를 위해 문구를 수정한 것이다.

만약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우, 검찰총장 또는 각급 검찰청 검사장은 직무 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징계에 관한 구체적 처리는 ‘공무원 징계령’에 따른다.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에는 경찰이 관할 고등검찰청에 설치된 영장심의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영장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10명 이내의 중립적 외부위원으로 구성한다. 사법경찰관은 심의위에 출석해 의견을 낼 수 있다.

이와 함께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해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명확히 했다. 검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백 의원 안에 있던 ‘등 중요범죄’ 문구를 삭제했다.

반면 곽 의원은 이 같은 안이 만들어진 간담회에 불참했고, 8일 열린 소위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일부 의원을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됐다고 하니 회의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수사청 법안 논의를 주장했다. 곽 의원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수사청을 설치해 수사에 관한 사무를 전담하도록 한다. 수사청장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되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했다.

곽 의원은 “검찰이 가지고 있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해 검사는 공소제기와 유지 및 헌법이 정한 영장청구·집행에 관한 권한을 보유토록 하고, 검찰과 경찰이 보유한 수사권은 수사를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별도의 기관을 설립해 기소와 수사가 전문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위에서는 수사청 신설보다는 간담회안을 중심으로 여야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 소위원장은 8일 소위가 끝난 후 “수사청 법안은 정부조직법 등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방 논의를 발전시켜서 결론 내기 어렵다”면서 “장기적 과제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9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은 간담회안에 대체적으로 뜻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소위는 단 한명의 의원이라도 반대하면 법안을 의결할 수 없다. 사개특위 기간 연장으로 시간이 있는 만큼 표결로 밀어붙이기보다는 합의해서 처리하겠다는 분위기다.

오 소위원장은 “(표결 처리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로서 일방적으로 가기는 어렵다. 더 의견을 모으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오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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