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아동 강간 사건 검토

다시 보는 조두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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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대법원 2009도7948 판례의 내용

사람들에게 조두순 사건으로 알려져 있는 해당 판례는 2008년 12월 11일 대한민국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한 교회 안의 화장실에서 조두순이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한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피해자에게 최소 8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복부, 하배부 및 골반 부위의 외상성 절단의 영구적 상해 및 비골골절상 등을 가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성기와 항문의 기능을 약 80% 상실하는 신체적 피해와 끔찍한 정식적 피해를 받았고, 2018년 12월 13일 피해자의 지목과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 가해자의 옷가지와 운동화에 남아있던 피해자의 혈흔 등이 증거가 되어 안산단원 경찰서에 체포, 이후 징역 12년형, 7년간 위치 추적 장치 부착, 5년간 정보 공개 처분 등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최근 조두순 출소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이 다시 회자되면서 성범죄와 법 개정에 대한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고 실질적인 재범 방지 대책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전자감독 제도와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법률적 직권으로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등이 발의되는 등 법 강화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성의 인식을 바꾼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Ⅱ. 판결의 요지

1심 판결 : 징역 12년 구형,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04일을 위 형에 산입, 피고인에 대한 열람정보 5년간 제공 및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 명령
2심 판결 : 조두순의 항소 기각. 원심판결 유지
3심 판결 : 조두순의 상고 기각. 원심판결 유지

1. 사건의 경과 및 원심판결의 요지

1심판결은, 피고인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등교 중이던 8세에 불과한 피고인에게 강간 및 상해를 가했고 이에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은 평생토록 지울 수 없는 참담한 고통과 정신적 상처를 입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 및 사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소 사실은 넉넉히 인정되며, 이와 같이 사건 범행의 죄질과 범정이 극히 중함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는 등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 이 사건 범행의 수단 및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범죄 전력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재범 위험성이 높은 피고인을 교화, 개선하기 위해 장기간 이 사회에서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형법 제301조, 제297조 등의 법령 적용에 따라 피고인을 징역 1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2심법원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 청구자(이하 ‘피고인‘)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근거로 항소를 제기하였지만,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상당히 떨어지며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중형에 처할 필요가 있고 이에 피고인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선고하였습니다.

2. 대법원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의하면 여러 증거와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반면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선뜻 믿기 어려워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강간상해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 판결의 결론은 그대로 유지하여,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Ⅲ. 판례에 대하여

1. 쟁점의 소재

조두순이 출소를 앞두고 있는 점이 사회적으로 알려지면서 아동 대상 성범죄의 경우에는 재범률이 상당히 높고 범죄의 성격상 엄벌이 필요하기 때문에 좀 더 엄정한 양형기준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2. 12년 양형의 이유

당시 조두순 재판을 담당했던 1심 판사에 대한 여론의 비난에 대하여 조명되면서 담당 판사 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1심 판사가 억울함을 토로하는 이유는 형법 10조에 따르면 심신미약에 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고, 판사의 뜻과 관계없이 이행돼야 하는 규정으로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반드시 감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범행 당시 조두순이 만취했다는 주장은 명확한 증거 자료가 없었으나 검찰 측에서 조두순 변호인 측의 만취 주장을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취감경'이 인정돼 감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출소 앞둔 조두순, 12년 양형 이유는 낮은 형량을 선고한 재판부에게 책임이 있다기 보다는 검찰이 조두순의 심신미약 주장을 검증하고 반박하지 못해 재판부로서도 형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나타난 것입니다. 검찰은 또한, 항소를 포기해 피고인만의 항소로 2심이 열리게 되면서 원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능해 결국 12년 형이 유지되었다는 것인데, 결국 검찰의 안이한 대응이 조두순 12년형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며, 2009년 국정감사에서 한상대 당시 서울고검장은 잘못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2009년 10월 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조두순 사건의 징역 12년 판결을 두고 의원들의 비난이 빗발쳤었습니다. 노철래 의원은 수원지법원장을 향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분노나 법 정서를 완전히 무시한 판결이라며 조 씨를 두둔하는 듯이 비친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의원과 박지원 의원 역시 처벌이 중하다고 느낀 범인이 항소하는 등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낮은 형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홍일표 의원은 그동안 법관들이 성폭력 범죄, 아동 대상 범죄,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양형에 국민들이 느끼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음에도 그대로 전통적 관행에 따라, 기존 판례에 따라 답습해 갔다며 그것이 바로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었습니다.

3. 판례의 의미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에 ‘불가하다’는 답변이 돌아온 가운데 사회적으로도 현실적인 입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현행법상 ‘재심’은 피의자의 결백이 드러날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조두순 사건은 재심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현실적인 입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성범죄와 관련하여서는 수사에서 비롯되는 2차, 3차 피해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강간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보단 간접적인 성추행이 더 많기 때문에 물리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 사회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와 공감대의 형성이 필요한데 이에 대하여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크게 올려놓았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Ⅳ. 결론

해당 판결은 국민 법 감정에 비추어 볼 때 이치에 맞지 않는 판결이지만 당시 타 사건 판례와 비교해 볼 때 이례적으로 높은 중형이 내려진 사건으로 더 높은 형량을 구형하는데 한계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소송절차와 입법은 소송당사자들 외에 그들과 견해를 같이하는 그 밖의 사회 구성원들도 함께 참여하여 개선하여 나갈 수 있는 제도입니다. 조두순 사건에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이유도 우리의 가족도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분쟁 당사자들의 분쟁은 우리 모두의 분쟁과 마찬가지이며 해당 판결은 사회와 제도에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기존의 법률의 적용으로 다수의 사회적 국민 법 감정에 반하게 된다면, 대법원의 판례는 그러한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 역할을 하며 후대 판결들의 지침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 다시금 이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진=송혜미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