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대리수술·의료사고에 수세 몰린 복지부

박능후 장관, 보건복지위 질타에 ‘진땀’…의료기관-국민 간 신뢰 회복 숙제 남겨져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18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의료계 내 대리수술과 의료사고 논란이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지면서 정책적으로 이를 관리해야 하는 보건복지부가 수세에 몰렸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개최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리수술·원내사고·원내감염 등 국민 우려가 제기되는 여러 의료계 문제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참고인 질의를 통해 한 병원 의료사고가 조명됐다. 참고인에 따르면, 참고인 어머니는 지난달 인천 한 의원에서 수액주사를 투여받은 후 패혈증 쇼크로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피해자 가족에게는 조사 중간결과나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사고 당사자임에도 원인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들을 수 없는 것이 현 제도”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좀 더 예측가능한 사회,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를 계기로 서로 간 신뢰가 한 단계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변이 의료사고를 당했음을 언급하며 “의료분쟁조정원을 소개시켜주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해줄 게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이 불거질 때마다 그저 ‘나에게 이런 일이 터지면 어떡하나’하고 넘기기엔 너무 큰 문제”라며 “이제는 대안을 반드시 내놔야 하는 시기”라고 촉구했다.

이명수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은 민원 차원에서라도 해결할 수 있는 행정적 조치를 바로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많은 의원들이 의료안전사고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며 “제 보좌관 역시 의료사고를 당했다. 복지부가 환자 안전에 대해 더 치밀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해결의사를 내비쳤다. 박 장관은 “의료사고 정보에 대한 비대칭성과 국민이 겪게 되는 불편을 지적해주셨다”며 “이런 사건에 대처하기 위한 현 제도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검토해보고, 국민 편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있다면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2018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최근 연이은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대리수술도 문제가 됐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리수술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면허취소를 당한 의사 70여명이 면허를 재교부 받아 다시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CCTV 설치와 영구적인 면허취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무면허 의료행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대리수술, 환자 대상 성범죄 등 심각한 의료인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자격정지에 그치고 계속 진료를 할 수 있는 현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의료인 면허규제가 강화돼야함을 촉구했다.

이에 박 장관은 “환자 동의 하에서는 수술실 CCTV 촬영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CCTV 논란에 대한 다소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또 “대리수술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선 의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 몇 의원실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도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외에도 복지부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여러 병원·의료계 관련 문제에 시달렸다. △대형병원 간 관행으로 자리 잡은 ‘대기 간호사’ 인력운용시스템으로 전국 간호인력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국립병원이 자체평가로 높은 점수를 받고 이를 대외적으로 활용했다는 점 등도 지적됐다.

박 장관은 해당 문제들에 대해서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기 간호사 문제에 대해선 “잘 알고 있는 부분이고, 현재 대한병원협회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개선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의료법보다는 노동법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제대로 검토해서 여러 절충안을 찾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립병원 자체평가 문제에 대해서도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표준화된 평가항목이 없는 점은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며 “합리적 평가를 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