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변의 로·컨테이너] 월 10% 고수익?…상품권 투자의 덫

불특정다수 상대 불법 자금 조달, 유사수신행위

단순 중개도 사기죄 적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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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백화점 상품권 사업에 투자하면 시내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여 이를 도매업자에게 되팔아 하루 0.5%의 시세차익으로 월 10% 이상의 고수익을 창출한다. 투자원금은 보장되고 약정기간 3개월 동안 배당금으로 25%를 지급한다”는 말로 상품권 투자를 권유하였다가 1심 법원에서 징역2년의 실형을 받았다.

#. B씨도 지인들에게 “친구가 여행사에 다니는데 100만원짜리 상품권을 78만원에 살 수 있다. 그걸 다시 팔면 상품권 한 개당 14만원의 차액을 남길 수 있으니 돈을 보내주면 78만원당 14만원을 더해 92만원을 돌려주겠다”는 말로 투자를 권유하였다가 징역4년의 실형을 받았다.

최근 상품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누군가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를 권유하면, 반드시 유사수신행위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유사수신행위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유사수신행위법’) 제2조에서 정의하고 있다. 이 법에서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행위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
2.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3. 장래에 발행가액 또는 매출가액 이상으로 재매입할 것을 약정하고 사채를 발행하거나 매출하는 행위
4. 장래의 경제적 손실을 금전이나 유가증권으로 보전하여 줄 것을 약정하고 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쉽게 말해, 금융기관이 아니면서 원금보장뿐만 아니라 고수익을 제시하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면 유사수신행위로 처벌 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A씨는 유사수신행위로 처벌 받았다. 하지만 똑같이 상품권 투자를 권유한 B씨는 유사수신이 아닌 사기죄로 처벌을 받았다. 어떤 차이가 다른 결과를 만들었을까.

약속대로 상품권을 구입해 이익을 남겨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A씨는 실제로 상품권을 구매해 이를 도매업자에게 되팔아 수익을 창출한 점이 인정됐다.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B씨는 투자받은 돈으로 자신의 카드 대금을 결제하거나 다른 사람이 투자한 돈에 대한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소위 ‘돌려막기’를 했을 뿐이다. B씨는 상품권을 구입해 이익을 남겨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이다.

처벌수위는 어떨까.

유사수신행위법 제6조는 ‘유사수신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의 경우 2000억원 유사수신으로 규모가 대단히 큼에도 불구하고 2년의 실형을 받은 점에서 상대적으로 처벌수위가 낮았다.

사기죄의 경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된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B씨는 이득액이 260억으로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었다. 다만, 피해회복의 점이 고려돼 4년으로 감경된 것이다.

유사수신 사건은 일단 터지면 피해 복구가 어렵다. 유사수신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서 판결 전에는 범죄수익을 몰수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수사가 시작될 무렵이면 돈은 모두 빠져나간 뒤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유사수신은 예방이 최선이다. 혹시 누군가의 투자권유가 ‘원금반환 약정’, ‘높은 수익률 보장’, ‘투자임에도 소비대차 형식으로 계약’ 등의 특징을 갖는다면 반드시 유사수신이나 사기 여부를 점검해 볼 것을 권유한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