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과거의 부메랑…파탄 난 MB '고려대 인맥'

  • 정재계 주요 고대 인맥, 이 전 대통령 불법 행위 동원
  • 일부 고대 동문 "동문 등골 얼마나 빼먹었으면 배신당하겠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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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07 18:08
수정 : 2018-10-0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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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고려대 이명박 라운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법원의 중형을 받게 했던 인물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고려대 출신, 고대 동문이라는 점이다.

MB 정부의 코드인사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으로 요약된다. 고소영 인사의 중심이 된 고려대 출신들은 코드인사라는 비판과 주변의 질투를 동시에 받아으면서 MB 정부 내내 출세가도를 누렸다. 그러나 그가 11년만에 '권력을 사적으로 유용한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고대 인맥도 무대 뒤편으로 쓸쓸하게 사라지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4월 이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로 2008년 대통령 임기 시작 전 소송이 시작됐다면 당선 무효도 될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했다. 법원은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 1심 판결에서 “다스의 실 소유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답을 내놨다. 대통령 당선부터 불법 요소가 개입됐음을 시인한 셈이다.

다스의 비자금 횡령과 탈세·불법 정치자금 지원·BBK 투자금 먹튀사건·삼성그룹 뇌물수수·국정원 뇌물수수·대통령기록물 유출 등 이 전 대통령의 수많은 불법 행위는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공조’가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이 중심에는 고려대 인맥이 있다.  평소 이 전 대통령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들에 대해 애착이 유별났던 것으로 알려진다.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 등도 모두 고대 동문으로 맺어져 이 전 대통령과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던 인물이다.

이 전 대통령의 주요 지원세력으로 꼽혔던 김 전 기획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대 1년 선배로, 40년간 인연을 맺어왔다. 2008~2012년까지 이 전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면서 그의 재산을 관리했다.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우회장을 지낸 ‘고려대 인연’으로 이 전 대통령에 닿았다. 법원은 김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에게 공천헌금 성격의 뇌물을 제공해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다고 판단했다.

재계 및 금융계에서 이 전 대통령의 고대인맥으로는 ‘삼성 2인자’로 불린 이학수 전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전 부회장은 MB의 고려대 경영대 1년 '직속 후배'다. 그는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한 최고 실세로 불렸던 인물로, 이번 판결을 통해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계에는 ‘고대 3대 천왕’으로 불렸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권때 금융권에서 ‘고대 후광’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 인사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특수관계에 있으면서 다스 비자금 조성, 탈세, BBK의 각종 불법 행위를 도왔다는 의혹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2년 후배로 ‘고려대’를 무기로 이 전 대통령에게 각종 취업 청탁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한뒤 울분을 토했다.  

한 고대 출신 사업가는 MB 판결 직후 SNS에 글을 올려 “끝없는 욕심의 끝은 결국 파멸”이라면서 “한때 한 시절을 함께한 동문으로서, 또 국민으로서 한결같이 지도자 복이 없는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판결은 사실상의 사형선고“라면서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지 모른다더니 (이 전 대통령) 주변인들에게 얼마나 모질게 했으면 아꼈던 후배도, 친구도 저렇게까지 배신하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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