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찬희 "세계변호사협회 총회에 남북변호사 단일팀 추진"

  • 내년 1월 퇴임 앞둔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 구치소 셔틀버스·앱 개발·법률지원 메뉴얼 제작 등 선보여
  • 통일 한국 대비해…남북 변호사 교류에 힘써
info
입력 : 2018-10-07 20:07
수정 : 2018-10-08 09:39
프린트
글자 크기 작게
글자 크기 크게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저는 회원을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만날 것입니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2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가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만나면 소통이 되고, 소통이 되면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다는 진리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소통’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부터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을 만나 소속 변호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써왔다.

타 기관과 꾸준히 소통한 결과 이 회장은 △형사사건 전자소송화(내년 1월부터) △구속영장결과 핸드폰 통지 △입회 시 메모 허용 △변호인과 피의자 소환기일 사전협의 △기관 고발사건 고발장 열람‧등사 등 변호사들의 실질적인 권익 향상을 이뤄냈다.

이 회장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서울변회 위상 강화 노력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장관, 국회의원, 서울시장 등이 업무 협의차 변호사회관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보고 사무국 직원들이 ‘서울변회 위상이 종전과 달라졌다’는 말들을 한다”고 했다.

◆회원복지 강화에 중점…성실한 공약 이행

이 회장은 1년 9개월 동안 서울변회 회원들의 업무 지원과 복지 증진 향상에 힘써왔다. 이 회장은 취임 초기 수기로 모든 결재가 이뤄지던 서울변호사회에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회장은 “회무를 시작하고 외국 출장을 다녀와서 책상에 쌓여있던 서류 더미를 보고 놀랐다”며 “회장 및 집행부 임원들이 수기로 결재하기 전까지 모든 업무가 중단됐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자결재시스템은 성공적으로 안착해 이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각종 결재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회원들이 간편히 각종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핸드폰 속에 서울회를 담자’라는 구호 아래 모바일 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며 “각종 행사, 경조사 안내, 민원신청, 연수교육 신청, 온라인 법관평가까지 모두 앱 하나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출마 당시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구치소 셔틀버스’ 도입도 이뤄냈다. 이 회장은 “구치소 안의 주차난과 교통체증, 승용차 유지 부담 등으로 과거와 달리 상당수 회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견하고 있다”며 “지하철역 및 버스 승차장부터 구치소 접견실까지 셔틀버스를 마련해 회원들의 이동상 어려움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 회장은 회원 복지 증진을 위해 △법률지원 매뉴얼(공공후견인, 아동학대, 난민 등) 제작 △변호사회관 전면 개보수 △공동구매 온‧오프라인 쇼핑몰 △출산회원 축하금 지급 등을 마련했다.

◆변호사 직역확대 강조...성년후견‧분쟁조정 분야 총력

이 회장은 청년변호사 보호와 새로운 직역확대를 위해 ‘개인파산회생시장’과 ‘성년후견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그 목적으로 최근에는 서울회생법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파산회생지원변호인단’을 출범했다.

이 회장은 “국가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개인파산‧회생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서울변호사회는 회생법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청년변호사들이 개인파산회생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견제도지원특별위원회’를 발족해 100세 시대를 맞이해 수요가 증가하는 성년후견인 시장에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이 진출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들의 대체분쟁조정제도(ADR) 시장 진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체분쟁조정제도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재판이 아닌 중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변호사들에게는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특히 법원에서도 재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대를 모으는 제도다.

이 회장은 “대체분쟁조정제도에 변호사들이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대한상사중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재연수원’을 출범했다”며 “전문 중재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청년변호사들을 위해 △국가 및 지자체 법무담당관 도입 △준법감시인 확대 △해외 대사관, 국제기구 진출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는 “특히 청년변호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뉴욕, 바르셀로나, 밀라노 등 각국 경제 중심지 변호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변호사들에게 국제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 국제행사에 집행부가 참석하던 관행을 깨고 청년변호사들을 대폭 참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내년 세계변호사협회 총회 앞두고...북한 변호사 초청 목표

이 회장은 통일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취임 직후 ‘통일법제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사법정책연구원과 한국헌법학회와 협력해 통일 관련 각종 법제도 정비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 회장은 “통일이 된다면 북한 내에 있는 2500만명이 의뢰인이 돼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북한에서는 공무원 및 당 간부들이 법률 업무를 하기 때문에 변호사들의 역할을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며 “반면 우리나라 변호사들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북한이 외국과 체결하는 각종 국제 상거래 계약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순간에 다가올 수 있는 통일은 단기나 중기 실현과제가 될 수 있다”며 “지금부터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또 다른 목표는 내년 10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세계변호사협회(IBA) 총회’에 북한 변호사들을 초청하는 것이다. ‘변호사 엑스포’로 불리는 IBA 총회에는 매년 약 5000명에서 8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 변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이 회장은 “스포츠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듯 변호사들의 축제와 교류의 장인 IBA 총회에서 북한 변호사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서울변호사회에서는 북한 변호사를 초청하기 위해 다각도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북한 변호사들과의 교류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바로 ‘남북 경협’과 관련이 있다. 그는 현재 북한이 유엔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지만, 향후 북한이 비핵화에 길에 나서면 자연스럽게 경제제재가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제재가 풀릴 때 법률적 장애 없이 남북 경제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선 남북 변호사가 함께 사전적 법률 정비 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통일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만약 내년 IBA 총회가 성대하게 치러진다면 한국이 세계 법률시장을 선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한국 변호사와 북한 변호사에게 교류의 장이 마련되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원계좌안내
입금은행 : 신한은행
예금주 : 주식회사 아주로앤피
계좌번호 : 140-013-521460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