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공기관 연봉 1위’ 한국투자공사, 해외지사 사실상 유명무실

  • 정보수집 역할에 그쳐···손실 발생 때 책임소재 불투명
  • “전통자산 중심 운용 탈피…대체자산 투자비율 늘려야”
info
입력 : 2018-10-04 19:00
수정 : 2018-10-04 19:00
프린트
글자 크기 작게
글자 크기 크게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한국투자공사(KIC)는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대체투자(주식,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가 아닌 각종 펀드 등 파생상품 투자)로의 자산배분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체투자에 따른 투자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투자 전문인력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이 가운데 사모주식, 부동산, 헤지펀드와 같은 대체자산은 주식, 채권, 자산배분 등의 전통자산과 달리 투자 난이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각 분야별로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지닌 다수의 대체투자 인력 확보가 필수적인 이유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KIC는 전 세계에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3개 지사를 두고 있다.

현재 KIC는 해외지사 단독으로 투자 진행되는 건이 없이 오로지 본사의 결정으로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사는 본사의 ‘정보수집’ 역할에만 그치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등 아시아 국부펀드 총괄을 싱가포르 지사에서 홀로 맡고 있었다.

이같이 ‘본사 집중형’으로 자산 운영이 이뤄질 경우, 투자손실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으며 본사와 해외지사 간 책임전가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추경호 의원은 “각 투자 건에 대해 그것이 해외지사의 투자인지, 본사의 투자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가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해외지사가 제대로 운영되고 또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지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소속 직원들의 인력 유출로 인한 전문가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상태다.

근속연수 5년 미만의 핵심 인력 유출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이직한 인원이 66명에 달한다. 이 중 3년차 미만이 절반에 가까운 30명으로 집계됐다.

별도의 해외지사에 대한 실적조차 집계되고 있지 않아 자산운용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산운용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KIC는 자산별로 전통자산에 845억 달러(약 95조원), 대체자산에 156억 달러(약 17조원)가 배분돼 있다.

국부펀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원유를 수출하는 중동 지역의 국가들에 의해 운용되고 있었던 제도로 자산운용 계획이 중요하다.

실제로 해외 주요 국부펀드의 자산배분 비중을 살펴보면, 이들 국부펀드의 대체투자 자산비중은 KIC와 비교해 훨씬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CIC의 경우 34.8%, 호주 AFF의 경우 37%로 KIC의 대체투자 비중 13.4%보다 많게는 23.6%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KIC는 올해 대체자산에서 수익을 올리면서 전반적으로 이익을 거뒀으나, 자산배분 비중이 큰 주식에서 손실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IC는 향후 지속 가능한 수익률 창출을 위해서는 전통자산 중심의 자산배분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고,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와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체자산 투자비율을 확대하는 자산배분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후원계좌안내
입금은행 : 신한은행
예금주 : 주식회사 아주로앤피
계좌번호 : 140-013-521460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