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상업용·비상업용을 구분한 프리웨어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침해 문제

대법원 2017년 11월 23일 선고 2015다1017, 1024, 1031, 104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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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권자를 보호하는 권리이다. 15세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지구상에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저작권은, 저작물을 복제할 수 있는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고,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저작물의 복제는 권리의 침해라는 사상인데, 15세기 이전에는 복제라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작업이어서,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저작물을 최초로 창작한 저작자에게 어느 정도 권리를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개념이 일부 없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작권과 같은 독점적 권리로서의 개념은 아니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이전에는 책을 복사하려고 하면 일일이 손으로 글을 써야 했으므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한 이 작업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당시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복제에 대한 비용이 매우 비쌌고 복제도 드물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으로 책을 만들기가 쉬워지면서 복제도 쉬워졌다. 이에 따라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예를 들어, 소설가나 시인)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들이 유럽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저작권은 소설, 시, 음악, 미술, 사진 등 예술영역에 속한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로 발전해왔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과거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작권으로 보호하지도 않았다. 1970년대에 들어서 미국과 유럽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작권으로 보호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1986년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을 제정하면서 1987년부터 컴퓨터프로그램을 저작권으로 보호해 오고 있다. 즉, 지금은 누구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저작권으로 보호된다고 알고 있지만, 1986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작권자 동의 없이 카피를 하여도 저작권 침해가 아니었다. 현재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을 폐지하고 저작권법에 통합하여 저작권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복제가 쉬워질수록 저작권 보호도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 중에는 우리가 돈을 주고 사는 상용프로그램 외에도 쉐어웨어, 프리웨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프리웨어(freeware)는 일정한 조건하에 무료로 배포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사용목적이나 사용자를 구분하여 개인용·비상업용 사용은 무료로 하면서, 기업용·상업용 사용은 유료로 하는 프로그램은 프리웨어로 불린다. 사용자는 좋은 품질의 프로그램을 일정한 조건하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프로그램 제작자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널리 알리고, 또한 자신이 정한 조건에 따른 이익(광고, 정보수집 등)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프리웨어 프로그램은 개인용·비상업용 사용만 무료로 하였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기업용·상업용으로 사용하면 원칙적으로 저작권침해가 된다. 다만, 정확한 판단은 프리웨어의 저작권자가 제시한 이용약관, 사용권 안내, 프로그램의 복제 형태 등을 참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본 사안은 이러한 프리웨어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프리웨어 제작자와 프리웨어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판례로 생각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사실관계

①피고 회사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버전 6.7까지는 프로그램을 모두에게 무료로 배포하였으나, 버전 7.0부터는 개인용·비상업용 사용은 무료로 하면서, 기업용·상업용 사용은 유료로 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버전 8.5까지 업데이트 되었는데, 아래에서 버전 7.0부터 버전 8.5까지를 "유료버전"으로 부른다.

② 해당 프로그램의 버전 6.7이 설치된 상태에서 이를 실행하면,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시작합니다. 확인’이라고 된 창이 나타난다. 그리고 확인 버튼을 누르는 것과 관계없이 유료버전이 자동적으로 사용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임시 경로로 다운로드된다. 그 후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업데이트가 진행되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유료버전의 컴퓨터프로그램이 설치된다.

③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다음, 사용허락계약서가 포함된 라이선스 약관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창이 나온다. 유료버전의 경우, 그 내용은 ‘약관동의 및 비상업용·개인용으로만 사용하겠습니다. 기업용 라이선스 구매하기’로 되어 있고, 그 이후의 버전도 이와 유사하게 비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 라이선스를 구매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비업무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 안내에 따라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확인 버튼을 누르면 유료버전을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④ 원고 회사의 직원들은 위와 같이 라이선스 약관에 동의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유료버전을 업무용으로 사용하였고, 원고 회사는 피고 회사를 저작권으로 인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등을 제기하였다.

3. 판결요지

(1) 저작권자의 허락 하에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한 후 비상업용·개인용으로만 사용하겠다는 약관에 동의한 경우 상기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저작권침해인지 여부

먼저, 쟁점이 된 사항은 원고 회사의 직원들이 라이선스 약관에 동의하기 전에 피고 회사의 유료버전의 프로그램이 원고 회사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복제되고 설치되었는데, 이를 저작권침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① 저작권법 제16조는 저작재산권을 이루는 개별적 권리의 하나로 저작물을 복제할 권리를 들고 있고, 제2조 제22호는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컴퓨터프로그램을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 보조기억장치에 설치하는 것은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의 영구적 복제에 해당한다. 한편 저작권법 제46조 제2항은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 받은 자는 허락 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저작물의 이용 허락은 저작물을 복제할 권리 등 저작재산권을 이루는 개별적 권리에 대한 이용 허락을 가리킨다.

② 따라서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컴퓨터프로그램의 설치에 의한 복제를 허락 받은 자가 위 프로그램을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 보조기억장치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것은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 받은 자가 허락 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에 해당한다. 위와 같이 복제를 허락 받은 사용자가 저작재산권자와 계약으로 정한 프로그램의 사용 방법이나 조건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사용자가 그 계약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저작재산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③ 유료버전이 피고가 제공한 업데이트 과정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자기적으로 고정됨으로써 복제가 완료되었고, 이러한 복제가 피고의 허락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상, 원고들의 직원들이 이 사건 약관에서 정한 사용 방법 및 조건을 위반하여 사용한 것에 대해 채무불이행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의 유료버전에 관한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즉, 본 사건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버전 6.7이 설치된 상태에서 이를 실행하면 확인 버튼을 누르는 것과 관계없이 유료버전이 자동적으로 사용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임시 경로로 다운로드(복제)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의 복제는 사용자가 라이선스 약관에 동의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회사에서 임의로 진행한 것이므로 이 복제는 피고의 허락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 침해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유료버전의 설치 후 사용자가 비상업용·개인용으로만 사용하겠다는 라이선스 약관에 동의하였으므로 이러한 약관을 위반한 채무불이행책임문제는 남게 된다.

(2) 상기 프로그램의 실행시 메모리(RAM)에 적재되는데, 이 메모리 적재가 저작권침해인지 여부

피고 회사는 라이선스 약관의 동의 후 유료버전의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해당 프로그램이 메모리(RAM)에 적재되고, 이 메모리에의 적재는 복제에 해당하므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였다. 컴퓨터 분야의 연구개발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프로그램이 수행되기 위해서는 해당 프로그램은 메모리(RAM)에 적재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① 사용자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의 보조기억장치에 설치된 컴퓨터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인터넷으로 디지털화된 저작물을 검색, 열람 및 전송하는 등의 과정에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는 실행된 컴퓨터프로그램의 처리속도 향상 등을 위하여 컴퓨터프로그램을 주기억장치인 램(RAM)에 적재하여 이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컴퓨터프로그램의 복제는 전원이 꺼지면 복제된 컴퓨터프로그램의 내용이 모두 지워진다는 점에서 일시적 복제라고 할 수 있다.

② 한편 저작권법은 제2조 제22호에서 복제의 개념에 ‘일시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포함시키면서도, 제35조의2에서 “컴퓨터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그 컴퓨터에 일시적으로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그 저작물의 이용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일시적 복제에 관한 면책규정을 두고 있다. 그 취지는 새로운 저작물 이용환경에 맞추어 저작권자의 권리보호를 충실하게 만드는 한편, 이로 인하여 컴퓨터에서의 저작물 이용과 유통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저작권의 보호와 저작물의 원활한 이용의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여기에서 말하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는 일시적 복제가 저작물의 이용 등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경우는 물론 안정성이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볼 것이지만, 일시적 복제 자체가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경우는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③ 위 법리에 따라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들의 직원들이 컴퓨터에서 유료버전을 실행할 때 그 컴퓨터프로그램의 일부가 사용자 컴퓨터의 주기억장치인 램(RAM)의 일정 공간에 일시적으로 저장됨으로써 일시적 복제가 이루어지지만, 이는 통상적인 컴퓨터프로그램의 작동과정의 일부이므로 저작물인 컴퓨터프로그램의 이용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경우로서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하기 어렵다.

④ 앞서 본 대로 피고의 허락 하에 유료버전이 원고들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복제된 이상 저작권법 제35조의2 단서가 일시적 복제권의 침해에 대한 면책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는 ‘저작물의 이용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설령 이 사건 약관이 비업무용에 관해서만 일시적 복제를 허락하는 내용이라고 보더라도, 위와 같이 복제된 유료버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시적 복제가 계약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이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유료버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시적 복제는 저작권법 제35조의2가 규정하는 ‘컴퓨터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직원들이 피고의 유료버전에 대한 일시적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즉, 프로그램의 실행시 프로그램의 적어도 일부가 메모리(RAM)에 적재되는데 이 메모리 적재는 제35조의2에서 “컴퓨터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그 컴퓨터에 일시적으로 복제할 수 있다"에 해당하므로,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4. 판결의 의의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용목적이나 사용자를 구분하여 개인용·비상업용 사용은 무료로 하면서, 기업용·상업용 사용은 유료로 하는 프리웨어는, 개인용·비상업용 사용만 무료로 하였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기업용·상업용으로 사용하면 원칙적으로 저작권침해가 된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프리웨어 제작자가 유료버전을 사용자의 라이선스 약관 동의와 무관하게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PC에 다운로드(복제)를 하였기 때문에 이 복제는 저작권자의 동의 하에 이루어진 복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프리웨어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유료버전을 사용자의 PC에 다운로드 하기 전에 사용자의 라이선스 약관 동의를 문의해야 한다. 이를 묻지 않고, 그냥 사용자의 PC에 다운로드 하면, 이 자체로 복제를 허락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저작권자가 사용자에게 복제를 해 준 것이다. 저작권자가 개인용·비상업용 사용인 경우에만 다운로드를 받으라는 라이선스 약관을 제시했음에도 사용자가 이 약관에 동의한 후 유료버전을 다운로드 받았다면, 사용자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유료버전을 다운로드 받은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된다.

본 사건에서는 프로그램 사용자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프리웨어에 있어서 유료버전의 설치가 라이선스 약관 동의 전에 이루어지는지 그 후에 이루어지는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용·비상업용 사용에 제한이 있는 프리웨어의 사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실행시 프로그램의 적어도 일부가 메모리(RAM)에 적재되어 실행되고 이는 통상적인 컴퓨터프로그램의 작동과정의 일부이므로, 저작권법 제35조의2에 기초하여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5. 나가며

우리가 알고 있던 법들은 과거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싼 법은 우리의 역사를 반영한다. 저작권법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저작권법이 존재하기 위해 300-400년의 논쟁의 역사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저작권법은 기술발전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고 지금도 그렇다. 새롭게 등장하는 신기술 속에서 저작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어떻게 법을 규정해야 하는지 복잡하다고 한다. 그러나 인류는 그렇게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법)을 만들면서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진=특허법인 무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