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로앤피] 심재철 靑 업추비 공개, 법적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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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1 오늘의 로앤피] 심재철 靑 업추비 공개, 법적 쟁점은?

Q.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로 국회가 시끌시끌합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적 쟁점을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사건의 개요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A. 예.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이 관리하는 디브레인이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재정분석시스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 예산 자료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재위에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들에게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ID를 발급했는데요. 기재위 소속인 심 의원실이 이 ID를 이용해 37개 기관의 47만 건에 해당하는 자료를 내려받은 것입니다. 청와대를 포함해 대법원, 대검찰청, 헌법재판소 등 주요 기관들의 자료입니다.

Q. 국회의원이 예산 자료를 내려 받았다. 일견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뭔가요. 거기다가 검찰이 입법부를 압수수색한 것도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요?
A. 그렇습니다. 문제는 심 의원실이 내려받은 자료가 일반적으로는 입수할 수 없는 자료라는 점입니다.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내역이나 회의참석수당 지급 내역 등 민감한 자료들이기 때문에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비인가 자료를 무단 열람하고 반출했다며 심 의원실 보좌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Q. 정상적으로 내려 받을 수 없다면 어떻게 받은 것인가요?
A. 심 의원실은 시스템의 오류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에 들어가서 해당 자료를 클릭한 뒤 아무 것도 받을 수 없어서 백스페이스, 그러니까 뒤로 가기 키를 두 번 눌렀더니 우연히 한 폴더가 열렸고 거기에서 해당 자료들을 다운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기자들을 의원실로 보여 시연도 해보였습니다.

Q. 그러니까 '우연히' 그렇게 됐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법적 쟁점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먼저 어떤 문제가 있나요.
A. 예 앞서 저희가 개요를 설명해드린 이유와 연결돼 있습니다. 기재부는 심 의원실을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정통망법 48조는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접근권한'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이 쟁점이 되는 셈입니다. 심 의원실이 백스페이스를 두 번 눌러 해당 폴더에 접근한 것이 정당한 접근이었는지, 또는 허용된 접근이었는지의 여부를 두고 다투게 되는 것입니다.

Q. 양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A. 심 의원 측은 시스템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면 정당한 접근이라는 주장입니다. 백스페이스 두 번 누르는거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고 접근이 된 것이니 허용된 접근 아니냐는 것입니다. 반면 기재부는 최소한 5번 이상의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심 의원실이 '비인가 자료'라는 점을 인지하고도 반복적으로 내려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법을 알고서도 고의적으로 했다는 것이지요.

Q. 그렇군요.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네요. 기재부에서 시스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점은 여러 언론에서도 지적이 되고 있지요. 또다른 쟁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예. 또다른 쟁점은 심재철 의원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청와대 업무추진비 및 청와대 인사들의 회의 참석 수당을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심 의원은 지난 27일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일부를 공개했는데요. 이른바 '클린카드'의 사용이 금지된 비정상시간대, 그러니까 주말 혹은 심야시간대에 사용된 금액이 2억 4000여 만원에 달하고, 주점이나 이자카야 등이 포함된 업체에서 사용한 금액도 3000만원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청와대 인사들이 내부 회의 참석 수당을 받았다는 사실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Q. 공개를 했기 때문에 또다른 불법성 논란이 일어나는 것이군요.
A. 그렇습니다. 정보통신망법 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누설'이 쟁점이 되는 셈인데요. 여기에서 심 의원이 입수한 자료가 '비밀'에 해당하는지가 또다른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해당 자료가 '기밀'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심 의원실은 국회의원이 감시해야 할 예산 자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Q. 심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정당한 의정활동의 일환이냐, 아니면 기밀 누설이냐의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것이군요. 이건 위법성 조각 사유와도 연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A. 그렇습니다. 만약 심 의원이 자료를 확보한 경위가 위법하다는 판단이 일더라도, 심 의원이 공개한 자료의 공익성이 인정된다면 공개 자체는 처벌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 의원은 우연히 별다른 위법행위 없이 정보를 취득했고 그 목적은 예산남용실태의 파악이었다"며 "보수적인 당이든 인기가 없는 당이든 국회의원이 행정기관의 예산남용을 감시하는 것은 공익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심 의원은 단순히 한국재정정보원의 오류를 이용해 자료를 내려받은 것"이라며 "이 행위 자체는 어떤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