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기재위 사퇴·압수수색하라" 기재위, 문건 유출 두고 '대충돌'

  • 與 "시중은행 방어망 뚫리면 돈 다 빼서 써도 되냐…절취 행위"
  • 野 "시스템 오류 문제인데 도둑질이라니? 야당 탄압이자 겁박"
info
입력 : 2018-09-19 13:24
수정 : 2018-09-19 18:19
프린트
글자 크기 작게
글자 크기 크게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을 향해 심 의원실 보좌진들이 청와대·정부의 예산정보 수십만 건을 불법 열람·보관했다며 범죄행위라고 비난하자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간사(오른쪽)와 자유한국당 윤영석 간사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전 기재위는 '정보유출' 관련 여야 간 공방이 커지며 정회를 하는 등 의사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은 19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디브레인)'을 통한 비인가 행정정보 열람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고성 공방이 오고갔으며 개회한 지 30분 만에 정회하기도 했다.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심 의원 측이 해킹을 비롯한 불법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열람·취득했다며 즉각적인 검찰 수사 및 유출된 자료 반납을 주문했다.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내려받은 자료를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정부의 허술한 보안관리가 문제라며 심 의원 측을 범죄자로 몰며 적반하장으로 책임을 전가한다고 반발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심 의원에게 준법을 말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에 처했다"면서 "심재철 의원실이 국가정보를 유출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시중은행의 방어망이 뚫렸으면 그 돈을 다 빼서 써도 되는 거냐"면서 "삼성증권 유령주식 공매도 사건에 버금가는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유출행위 자체도 문제지만 자료 반환을 하지 않는 건 더 큰 문제"라며 "의도가 없는 단순 시스템 오류라면 의원실 직원들을 검찰 조사에 빨리 협조시키고 비인가 행정정보를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뭐 하는지 모르겠다. 즉시 불법 여부에 대해서 수사가 이뤄져야 하며, 압수 수색을 해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거들었다. 김 의원은 "우리가 길 가다가 지갑을 주워도 이게 내 돈 아니면 신고하게 돼 있다"면서 "국회의원들에게만 주어진 정보 허용범위를 벗어나서, 기밀 영역에 들어가서 무단으로 자료를 절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 의원의 기재위 사퇴를 요구하며, 검찰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심 의원은 기재위원으로서 더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즉시 자료를 반납하고 검찰은 즉시 압수 수색해야 한다. 들리는 이야기는 한국당 보좌진들끼리 이미 자료 공유했단 이야기도 들린다"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IT 전문가들이 24시간 (보안망 안에) 들어가기 위해 방법을 찾았는데 못 찾았다"면서 "이건 해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한국당에선 "김 의원이 뭔데 야당 의원에게 사퇴하라, 말라 하냐 겁박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맞받아쳤다. 윤영석 한국당 의원은 "국가기밀정보라면 당연히 정보가 그것을 보안을 적용해서 잘 관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정상적으로 접속하라고 인가해주고 열람한 자료에 대해 공무상 기밀누설 이야기하며 고발하는 건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심재철 한국당 의원도 "절취, 해킹은 도둑질인데 전 도둑질한 거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심 의원은 "말씀을 가려서 하라"면서 "검찰에 압수수색 촉구했는데 도대체 누구의 대변인이냐"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막힌 정보가 아니라 보좌진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일부 정보와 관련해 국회 상임위는 보호막을 쳤어야 하는데 못 친 거 아니냐.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해야 할 건가 하는 게 순리지 훔쳐 갔다는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나와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의원들도 "기재위가 기재부의 하수인이냐" "본인이 의도한 게 아닌데 무슨 해킹이냐" "자연스럽게 들어간 건데 알지도 못하면서 정치공세 한다" 등의 발언을 했고, 여야 간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고성 공방이 잦아들지 않자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사태 수습을 위해 결국 회의를 정회했다.
후원계좌안내
입금은행 : 신한은행
예금주 : 주식회사 아주로앤피
계좌번호 : 140-013-521460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