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특별한 리더십보다 진정성이 비결”

  • 국회의원 축구연맹·미래혁신포럼 공동주최 조찬세미나 참석
  • “은퇴 위기에 몰려 베트남 사람 될 생각으로 감독직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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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7 14:49
수정 : 2018-09-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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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축구연맹과 미래혁신포럼 초청 간담회에서 서형욱 MBC 해설위원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철저히 베트남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갔습니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선수들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한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베트남을 열광시킨 포용의 리더, 박항서 감독을 만난다’ 세미나에 참석해 그동안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국회의원 축구연맹, 미래혁신포럼이 공동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서형욱 MBC 축구 해설위원과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른 아침부터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수십명의 의원들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뤄 최근 박 감독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한 김병지·송종국·최진철 선수 등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도 강연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행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후배들이 프로팀 감독의 주류가 돼있는 상태에서 은퇴 시기를 맞았다”면서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해외 도전도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쪽으로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쉽지 않았다”면서 “이후 베트남 대표팀이 제안을 했는데 대표팀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망설임 끝에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맡자마자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며 ‘베트남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지휘한 히딩크 감독에 빗대 ‘쌀딩크’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는 ‘박항서 매직’ 등의 표현에 대해 “특별한 ‘리더십’보다는 ‘진정성’이 선수들을 움직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박 감독은 “AFC U-23 챔피언십이나 아시안게임 모두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면서 “15명 정도의 스태프가 모두 자신의 맡은 바를 충실히 했고, 저는 잘 관리하며 합리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모처럼 한국을 찾아 고향(경남 산청)도 방문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박 감독은 이제 동남아시아 선수권대회(스즈키컵)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월드컵만큼이나 열기가 높은 대회로, 베트남 대표팀은 한국 전지훈련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베트남에서 일하고 베트남을 대표하는 감독인 만큼 한국과 다시 맞붙어도 승리를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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