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에 맞서는 김병준표 ‘국민성장’

“文정부, 규제로 발목 잡아…국민·시장 마음껏 뛰는 시스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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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범 두 달째를 맞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민성장(가칭)’이라는 담론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는 동시에 경제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구상을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성장에 대해 “국가가 국민 삶을 책임진다는 달콤한 말로 국민의 삶에 직접 개입하는데 이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국가는 국민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필요한 지원만 하자는 것”이라며 “이른바 탈국가주의적인 정책 패키지”라고 했다.

국민성장은 그간 김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라고 비판해 온 것의 연장 선상에서 나왔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은 보조금으로 막는 등 정부가 지나치게 경제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이것저것 전부 국가주의적으로, 말하자면 정부 간섭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규제가 국민 발목을 잡고, 각종 보조금과 세금을 써가며 국민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역량 있는 국민이자 대단한 국민”이라며 “세계 역사상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렇게 빠르게 이룩한 민족은 없다”고 했다. ‘역량 있는 국민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이런 국민을 규제 대상이자 감독 대상, 관리와 보호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며 “국민에 대한 잘못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단히 역량 있는 국민이니 이 국민을 뛰게 해야 한다. 국민과 시장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기본 개념”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내건 국민성장의 두 축은 ‘자율경제’와 ‘공정배분’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 상당 부분을 자율경제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투자-생산-소득-소비-투자라는 기존 순환체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규제 완화와 투자 촉진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경제와 산업정책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투자 활성화가 생산으로 이어지고 생산이 소득으로 이어지며, 소득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확대 재생산이 이뤄지는 선순환 체계가 올바른 것”이라고 했다.

투자 촉진을 위한 조치로는 규제 개혁을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국회가 상임위원회별로 규제법안 모두를 회의 석상에 올려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창업자를 위한 스타트업 밸리 △중·소상공인을 위한 그로우업 밸리 △생산 시설 국내 이전을 위한 리쇼어링 밸리 등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분배도 역설했다. 자율경제가 기존 보수우파의 성장모델과 다를 것이 없는 만큼, 공정분배라는 화두를 꺼내 시장 실패를 보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비대위원장이 꺼낸 공정분배의 과제들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 △시장 내 공정경쟁 장애물 제거 △근로소득 장려세제(EITC) 확충 등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확한 정책의 브랜드와 전체적인 구조, 구체적인 내용은 추석이 지나고 의원총회나 의원 연찬회를 통해 다시 다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