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해찬, '불통' 지적에 "밥 먹고 악수하는 건 재래식 소통"

'올드보이 귀환' 지적엔 "세대교체는 나이 아닌 '새 정책'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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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9일 당내 의원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상대 후보들의 지적에 대해 "밥 잘 먹고 악수하고 하는 것은 재래식 소통"이라면서 "정책 내용으로 토론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자신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불통' 이미지에 대해 해명하면서 오히려 경륜과 경험을 갖춰 야당과의 협치를 잘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민주평화당에서 정동영 대표가 선출되고,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등 올드보이 귀환 얘기가 있다'라는 물음에는 '올드보이 귀환'이라는 표현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세대교체는 나이가 기준이 아닌 정책이나 철학, 패러다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의 당대표 출마 등과 함께 ‘올드보이 귀환’ 이야기가 나온다. 세대교체 흐름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올드보이 귀환이라는 표현은 피할 수 없는 표현이라고 본다. 다만 세대교체라는 건 나이 기준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정책, 철학 등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가 세대교체다.”
 
-선거제도, 개헌 이야기가 나온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민주당이 받으려면 통 큰 결단이 필요할 것 같다. 선거제도와 개헌이라는 두 사안 연결해서 빅딜 이뤄질 수 있을까.
“선거문제와 개헌은 동전의 앞뒷면이라 볼 수 있다. 내각제 나라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대통령 직선제 하는 나라에서는 소선거구제를 많이 한다. 정부·여당 기조는 현재 대통령 중심제다. 다른 당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 우리가 논의를 좀 더 해봐야 하는데 지금까지 나온 뉘앙스로 봐선 이원집정부제 내지는 내각제 정도 하려는 것 같다.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데 좁혀지지 않고 있다. 총선이 불과 2년도 안 남아서 검토를 해봐야 한다. 비례대표 숫자가 많지 않아서, 거기다가 조금 더하는 거는 큰 개혁이라고 볼 순 없지 않나. 지역구 숫자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논의를 아주 침착하게 더 해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문 실장’으로 부른 데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한다면.
“그분의 옛날 직함을 말한 것이다. 수석비서관이나 비서실장 할 때 이야기일 뿐이다. 누가 왜곡해서 전달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대통령에게 내가 문 실장이라고 할 수 있겠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최근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50%대까지 낮아졌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타개할 방법이 있는가.
“여론조사 지지율이라는 건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는 거다. 지금까지 60% 중후반 유지하다가 50%대로 떨어졌다고 들었다. 60%대를 1년 이상 유지한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잘한 거다. 50% 후반인데도 낮은 지지율은 아니다.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이런 것으로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는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내야 한다. 성과를 못 내면 계속 지지율이 더 떨어질 거라고 본다. 당에서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일사불란하게 정부를 뒷받침하는 개혁 입법을 처리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곧 시작되기 때문에 정기국회에서 개혁 입법을 많이 처리해서 정부를 뒷받침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야당과 협치가 중요하다. '학자적 양심을 갖되 상인의 슬기를 가지라'고 하지 않았나. 원칙을 가지고 협치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은산분리 등 규제 완화 개혁 작업을 해야 할 텐데 지지층에서 상당히 반대할 수 있는 정책들이다. 어떻게 설득해 나갈 건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요즘 많이 이뤄지는데 맥락은 옛날 금산분리 추진에서 나온 것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까지 쥐락펴락해선 안 된다. 그럼 우리나라 전체에 자금흐름이 피처럼 흘러야 하는데 그렇게는 안 된다 해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시민단체도 반대하고, 강력한 성명 내는 데도 있더라. 그러나 당시 금산분리 반대할 때와 지금은 사회환경이나 시장 메커니즘이 많이 바뀌었다.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는 쪽으로 가는 게 정부 방침이고 여야 간 논의돼 합의될 거 같다. 지지층에서도 찬성하는 분도 반대하는 분도 있기에 반대하는 분에 대해서도 시장 환경이 바뀌고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여러 안전장치 강구해야 한다. 그러면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고 만약 그런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를 산업자본이 한다면 그때 다시 대응해나가도록 하면 된다.”
 
-소통을 많이 강조하는데, 다른 후보에 비해 언론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 같다. 더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할 의향이 없나.
“다른 후보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개별인터뷰를 잘 안한다. 왜냐면 매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선정 과정에서부터 편향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간담회 등을 통해서 말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하긴 한다. 국회를 출입하는 지금 매체가 현재 몇 개인지도 모르겠고, 엄청 많아서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할 순 없다.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하도록 하겠다.”
 
-세 후보 간 ‘친문 경쟁’이 심하다는 비판적 이야기 나오고 있다. 이 경쟁이 옳다고 보는가.
“우리는 서로 친문 경쟁이 없다. 언론에서 자꾸 그렇게 보도를 하는 것이다. 친하기로 말하면 문 대통령과 모두 친하다. 친문 경쟁할 관계가 아니다.”
 
-당대표가 되면 야당과 협치를 어떤 방식으로 하실 생각인가.
“정기국회에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굉장히 많은데 어느 하나 우리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건 없다. 따라서 야당과 협치는 필수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실제로 야당과 협치를 현장에서 풀어가는 일은 주로 원내대표가 많이 하게 될 거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역할이 다르지 않나. 당대표는 당대표대로 큰 틀의 협치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거고, 개혁 입법 등은 원내대표가 합의해나가는 건데 나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랑은 서로 보조가 잘 맞는 사람이다. 홍 원내대표는 나와 같이 오래도록 일을 해온 분이고 대화도 많이 한 사람이라 제가 당대표되면 원내대표와 긴밀히 상의해서 야당 대응이나 입법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보조 잘 맞출 수 있다. 제가 말하는 강한 민주당은 우리 내부의 기강을 말하는 거지 협치 상대에게 강해서 되겠나.”
 
-국회 특수활동비가 논란이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폐지한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영수증 등을 처리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특활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정부도 특활비 있고, 법원도 특활비가 있고 등 여러 공공기관에 특활비가 있다. 특활비를 전부 현금으로 지급해서 문제가 되는 거다. 불가피한 건 현금으로 줄 수밖에 없겠지만. 영수증의 경우 과다하게 금액 높여서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 카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 다 나오기 때문에 실용적이다. 공무원들도 아예 프로그램이 입력된 카드를 준다. 저녁 9시 이후, 집 근처, 주말 등에는 작동이 안 되는 프로그램이 입력돼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 물론 특활비는 아니고 업무추진비다. 미국 역시 생활보호 대상자에게 주는 카드가 있는데 담배, 술은 못 사도록 돼 있다. 엄격한 통제 시스템을 과학적으로 만들 수 있다. 국회 특활비도 카드로 쓰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현재 전당대회 판세를 가름해 본다면. 대세론, 1강 2 중론, 치열한 양자구도라는 말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또한, 대세론으로 가려면 당내 소통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 같다. 직접 전화도 받고 밥도 먹으면서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판세에 대해선 내가 섣불리 말하기가 힘들다. 아직 15일이나 남았기 때문에. 정치는 생물 같아서 작은 불씨가 크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는 할 수 있겠다. 변화 수위가 어떻게 되는지는 주시하고 있다. 밥 잘 먹고 악수만 하는 게 소통은 아니다. 정책을 두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게 진정한 소통이다. 밥 잘 먹고 악수하는 건 재래식 소통이다.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거기서 자기주장도 하고 남의 주장이 옳으면 수용도 하고 이렇게 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소통이다. 저는 밥을 사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그런 거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송영길 후보가 ‘이해찬 후보한테는 겁나서 전화도 못 한다’고 비판했는데.
“송영길 후보가 나와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데. 송영길 후보가 초선인가, 재선인 시절에 내가 ‘상임위를 국회 기획재정위로 가라. 국가를 알려면 기재위에 가서 예산과 세금 잘 알아야 한다’면서 원내대표에게 이야기해서 기재위로 보냈다. 그 정도로 긴밀한 이야기를 했는데 무슨 전화를 못 거냐. 송 후보가 그때 그렇게 어드바이스한 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나한테 이야기까지 했다. 초선 때 예산 공부 하는 게 의정 활동하거나 자치단체장할 때 굉장히 도움 많이 된다.”
 
-경제를 위해 적폐청산 해야 한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는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적폐다. 입장 표명해달라’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이재명 시장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 다시 한번 해달라.
“그건 지난번에 말했다. 이재명 지사 본인 스스로 검찰에 나가 자기에 대한 의혹을 수사해달라 요청했었다. 그렇기에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거로 판단하면 되는데 수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언론에서 지적하는 내용으로 적폐로 규정하거나, 탈당을 요구하는 건 당대표가 할 일이 아니다. 당대표는 모든 당원과 당의 여러 중요한 현안이나 의원을 잘 보호하는 역할이다. 확실한 문제가 있기 전에 그 얘기를 하는 건 선거에 어떻게 활용해 보려는 거다. 전당대회는 전당대회대로 당당히 치르고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조사결과 보고 판단하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