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中 600억달러 관세보복 예고 "정당한 반격"

왕이 "정당하고 반드시 필요한것" 강조

美 2000억달러 관세폭탄보다 "작지만 강하다"

고조되는 무역전쟁 속 '물밑혐상' 신호도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미중 무역전쟁. [사진=바이두]


미국의 2000억 달러 '관세폭탄'에 중국이 600억 달러 '관세 폭탄'으로 맞대응하며 미·중간 무역전쟁이 또 다시 벼랑 끝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의 통상 위협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반격으로 미·중 무역전쟁 긴장감이 또 다시 고조된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양국이 물밑 협상을 재개했다는 신호도 나온다.

◆ 中 "정당하고 필요한 반격"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은 전날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의 보복성 관세조치는 완전히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이번 조치가 “ 중국 인민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이자, 세계무역기구(WTO)가 지지하는 글로벌 자유무역제도를 수호하기 위함”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앞서 3일(현지시각) 저녁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미국산 제품 5207개 품목의 600여억 달러 어치에 대해 관세를 25%, 20%, 10%, 5%로 차별화해 부과할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여기엔 농산품, 식품, 피혁, 목재, 건축자재, 금속원자재, 화학품, 전자 기계 등 다양한 품목이 포함됐다. 이중 20, 25% 관세 부과 품목이 각각 1078, 2493개로 70%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이 최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관세율마저 10%에서 25%로 올리겠다며 압박한데 대해 중국이 내놓은 맞대응 카드로 해석됐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4일 사평을 통해 '중국의 600억 달러 관세 부과 계획은 단호하고 이성적인 반격'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사평은 중국의 반격은 "양적·질적의 조합으로, 실사구시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내 생산과 인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인 자제된 조치로,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 이것이 미칠 영향을 신중히 평가한 후 내놓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정교하게 설계한 600억 달러 관세 부과는 강력한 조치로, 미국에 가져올 타격이 절대 약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 "2000억 달러 vs 600억 달러"

미국의 2000억 달러 '관세 폭탄' 위협에 대해 중국이 내놓은 건 600억 달러 '관세 폭탄'이지만 중국내 전문가들은 이것이 절대 약하지 않은 '정밀타격'이라고 보고 있다. 

가오링윈(高淩雲)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신문망을 통해 "중국의 조치는 소위 말하는 대등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며 "금액 상으로 절대적 대응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5%, 20%, 10%, 5%, 네 단계의 차등적 관세율로 이뤄진 반격이 더욱 융통성있는 조치"로 "중국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걸 충분히 고려했다"고도 설명했다. 

산업 생산과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크고, 대체재가 비교적 적은 품목에 대한 관세율은 비교적 낮게 매겼다는 것.  예를 들면 5% 관세율을 매긴 662개 품목은 주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원자재, 일부 하이테크 제품으로 대체재가 비교적 적은 반면, 20·25% 관세율 부과 품목은 대부분 대체 가능한 것이거나 중국 시장 의존도가 비교적 높다는 이야기다. 

◆물밑 협상 재개 신호도···

이처럼 미·중 양국이 또 다시 각각 2000억, 600억 상당의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양국간 무역전쟁은 벼랑 끝을 향해 가는 양상이다. 동시에 미·중간 협상을 재개했다는 신호도 잡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 재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3일 방송 인터뷰에서 "고위급 레벨에서 무역에 관한 일부 소통이 있었다"면서 미·중간 무역협상 재개를 타진하기 위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왕이 국무위원도 앞서 3일 싱가포르 ARF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 직후 미·중 무역전쟁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