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율 과소추정 돼…사회적 인식 바꿔야”

2018 세계 금연의 날 기념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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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성 흡연, 어떻게 줄일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장은영 기자]


여성을 위한 금연 정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현재 실제보다 과소 추정되고 있는 여성 흡연율부터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탓에 여성들이 흡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흡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여성에 특화된 금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성 흡연,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산업간호협회·흡연제로네트워크·건강학교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먼저 정금지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 흡연율이 과소 추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남녀 흡연율과 폐암 발생률 간 비율을 설명했다. 유전적 차이가 크지 않다는 가정 하에 폐암 발생 원인을 흡연율로 한정한다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흡연을 하는 그 비율만큼 폐암 발생률도 비슷하게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16년에 남성(40.7%)이 여성(6.4%)보다 6.4배 더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5년 폐암 발생률을 보면, 같은 연령대(55~59세)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2.35배 더 많이 폐암에 걸렸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흡연율이 6.4배 더 높은데 반해 폐암 발생률은 2.35배에 그친 것이다.

정 교수는 “실제로 여성의 흡연율이 낮게 보고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면서 “폐암 발생률비(2.35배)에 근거해 추정한 여성의 흡연율은 17.3%다. 63% 정도 과소 추계되고 있다고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여성 흡연율이 실제보다 적게 조사되는 이유로는 사회적 인식을 꼽았다. 이명진 한국산업간호협회 산업국장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여성 흡연은 굉장히 부정적인 시선을 주고 있다”면서 “본인 스스로도 그것을 의식하기 때문에 흡연 사실을 밝히길 꺼려 해 정확한 통계 수치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 흡연율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으면 알맞은 금연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자경 아주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자세한 자료가 있어야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여성 흡연율은 낮게 나타나서 행태 조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여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개인 상담이나 여러 가지 금연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교수는 “그동안 금연 정책에서 남성의 흡연율이 너무 높다 보니깐 여성에 대한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유정 대구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서 지위를 갖고 있는 한 절대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여성과 남성이 똑같이 대접받는다는 생각이 들 때, 여성 스스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현 건강실천연구소 소장은 구체적으로 여성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경우 20세 넘어서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등학교는 흡연 예방 교육이 의무지만 대학교는 아니다. 19세가 아닌 24세까지 흡연 예방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회 전반적으로 금연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유정 교수는 “국가가 금연 실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흡연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가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사무관은 “우리나라에서 현재 여러 가지 금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금연구역 확대가 흡연이 비정상적인 행위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인지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조윤미 흡연제로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금연 정책에 있어 이제는 대상을 구체화해서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하는 시점”이라며 “흡연의 행태는 비슷하지만 여성이 갖고 있는 특성이 있는 만큼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