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제2의 소라넷 되나...규제·단속 어려운 이유

국내 감시 강화에 해외 SNS로 몰려

보안 프로토콜 다른 해외 사이트 차단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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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텀블러 홈페이지 캡처]

 
회원 수 3억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 텀블러(Tumblr)에 몰래카메라 등 불법 음란 영상물이 몰리고 있다.

텀블러 홈페이지에서 음란물 관련 검색을 차단했지만, 다른 주소로 접속하는 등 우회경로를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어 음란 영상물 계정 접속이 가능하다.

실상 검색 한 번으로 나오는 텀블러 계정에 들어가면 여자 화장실과 목욕탕에서 찍었다는 몰카가 공개돼 있다. 또 각종 성매매 관련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피해자의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0일 고등학교 여학생 기숙사 내부를 몰래 촬영한 영상이 텀블러에서 유포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유포된 1장의 사진 속에는 여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캡처한 20여 개 장면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누군가 텀블러에 영상이 올라와 있는 모습을 캡처한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했고, 이어 여러 사람이 사진을 퍼 나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텀블러에 2만 2468건으로 가장 많은 시정조치를 내렸다. 대다수가 성매매‧음란 정보 게재 때문에 내려진 시정조치다.

다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와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성매매와 음란 정보로 각각 1771건, 32건의 시정조치를 받았다.

텀블러 측은 한국 정부의 음란물 삭제 요청을 거절하고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등의 정책으로 일관해 몰카 범죄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텀블러의 본사가 미국에 있어 단속도 쉽지 않다. 2007년 설립된 텀블러는 2013년 야후가 인수한 미국계 회사다. 야후는 2012년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상태다.

방심위가 음란 영상물 관련해 협력을 요청하자 텀블러 측은 “미국 법률로 규제되는 미국 회사”라며 “대한민국에서 실제 존재하지 않으며 관할권이나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 관계자는 “여자 기숙사 피해자는 텀블러 측에서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며 “신고를 하는 등 피해자가 특정된 경우에 텀블러 측에 삭제를 요구하는 등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텀블러 홈페이지는 ‘불법·유해 정보 (사이트)에 대한 차단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다. 방심위 관계자는 “텀블러 사이트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장비로 차단할 수 없는 보안 프로토콜(HTTPS)을 사용해 차단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