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북미 정상회담 공식 발표가 있기 전 개최 장소와 시간을 정확하게 맞힌 사실이 11일 재조명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후보는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다. 또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제18대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역임한 만큼 최 후보에게 사전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가 '귀띔'해 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10일) 오후 11시40분께(현지시간) 트위터에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보다 12시간 20여분 앞선 오전 11시 20분 최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가 유력하며 6월 12일 도착해 13일 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생각이나 상상력으로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있었는데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 후보의 발언 후 각종 언론사에선 다양한 추측성 기사가 나왔다. 대체로 장소는 싱가포르로 일치했지만, 시점에 대해선 10일, 13일 등 다양한 보도가 나왔다. 한 언론사에선 고위 외교소식통의 말을 빌려 '미북 정상회담 6월 12일께 싱가포르서 개최'라는 단독 보도를 내기도 했다.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늦은 밤 트럼프 대통령의 '12일 싱가포르'라는 트위터 발표가 나오면서 최 후보의 발언은 다시 주목받았다.
당장 한국당에선 최 후보가 사전에 정보를 인지한 것을 두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날 오전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최 후보는 '제 상상력이 아니'라며 정권 핵심으로부터 얻은 확실한 비밀 정보라는 걸 암시했다"며 "도대체 누가 미북 당사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비밀 정보를 누설했고, 선거운동 재료로 써도 좋다고 허락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장 대변인은 "국가의 공적 정보를 자신의 선거운동에 사용해도 되냐. 사적 공익정보의 사익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후보의 행동은 외교적 신뢰에 손상을 가하는 일이기에 심히 우려된다. 선거승리보다 중요한 건 외교적 신뢰와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보위 간사도 하고 전문가이긴 하지만 선거판이 바쁜데 일일이 알아보러 다닐 시간이 어디 있겠나. 평소 워낙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데다가 정무·전략적 감각이 좋으니 G7 정상회의 시간 등 고려해 역산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선 "선거에 이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완전한 비핵화 관련 북미 회담 의제와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회견을 한 것"이라면서 "갑자기 기자들이 돌발질문을 해서 답변을 한 것일 뿐이지 준비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 역시 '청와대는 언제부터 알았냐' '최 후보는 미리 알고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며 "어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떴을 때 알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