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문변호사 시대] 베이징대 중국법 전공 '1호 외국인' 김종길 변호사

한국 로펌 최초 베이징사무소 열어…우리나라 기업 법적 분쟁 해결

"중국은 사실상 한 번 재판으로 성패가 결정,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국 로펌 세계화 위해…한·중·일 로펌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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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동인 김종길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의 김종길 변호사는 자타공인 중국법 최고 전문가다. 1990년대 초반 군법무관을 마치고 법무법인 태평양에 합류한 그는 미국, 독일 등을 연수지로 선택한 변호사들과 달리 중국을 택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중국이 우리나라와 수교를 한 직후여서 중국 시장이 열리고 있던 시기였다"며 "베이징대 법대 대학원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학원에서 경제법을 전공했다. 그는 경제법을 전공한 이유에 대해 "당시 중국은 경제법 안에 모든 경제 관련 법이 포함돼 있었다"며 "외국인 투자법, 기업법, 세금법, 특허법, 무역법을 한 번에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중국을 강국이라고 느낀 사례도 설명했다. 그는 "한번은 조약의 문구해석을 놓고 중국 학생들과 논쟁을 벌이게 됐다"며 "해석에 차이가 있으면 영어본을 기준으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곧바로 '중국어가 유엔의 공식 언어 중 하나이고 중국어본이 조약의 공식 언어본'이라고 말해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베이징대의 학풍에 대해 "자유로웠다"고 회고했다. 수업시간에 교수에게 곤란한 질문을 하더라도 교수는 "베이징대 학풍은 자유로운 거니까"라고 말하며 넘어 갔다고 한다. 특히 교수의 강의 내용을 그대로 적어내면 B 학점에 그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적어야 비로소 A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중국 연수 경험을 바탕으로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서 승승장구했다. 90년대 당시 베이징에서 한국 로펌 최초로 사무소를 여는 데 앞장 선 김 변호사는 10년 넘게 태평양 베이징사무소 수석대표를 맡아 중국법 문제를 총괄했다.

2012년부터 4년간 중국 글로벌 로펌에서 활동한 김 변호사는 2015년 법무법인 동인에 합류했다. 특히 한국기업의 중국 내 법률 분쟁 해결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중국 최대 로펌인 '따청'에 파견된 김기열 변호사와 협업을 통해 소송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는 "투자 관련 분쟁이 가장 많다"며 "거래 도중 이견이 생겨 발생하는 문제들에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중국 사법부만의 특징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소송하면 엉뚱한 이유로 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타협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조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중국기업과의 소송에서 한국기업이 승소하기 어려운 이유는 중국 사법부의 비 독립성에 있다. 판·검사들을 지방의회에서 선출하기 때문에 판·검사가 관할 지역 회사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면 법복을 벗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중국 사법부만의 특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서 소송하는 경우 상대방 본거지가 아닌 곳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소송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2심제로 운영되는데 총 4개 기관(베이징 최고법원, 고등법원, 중급법원, 기초법원)이 있지만 소송액에 따라 고등법원이 최종심이 되는 경우도 있다.

김 변호사는 "베이징 최고법원의 경우 우리나라 대법원과 달리 사실심을 진행한다"며 "그나마 지방성에 소속된 법원과 달리 공정한 법리 경쟁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 사법부와 중국 사법부의 재판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며 "중국의 경우 하루에 집중심리를 열어 한 번 재판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판이 진행되면서 재판 전략을 수정하기도 하지만 중국은 사실상 한 번 재판으로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중국기업은 자기들에게 불리한 내용까지도 변호사들에게 모든 것을 오픈해 재판에서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낼 논리까지도 구축할 수 있게 한다"며 "우리나라 회사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한국재판에 대응하던 식으로 하다가 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성장하는 중국 로펌에 반해 한국 로펌의 성장세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몇몇 중국 로펌은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로펌은 한 자릿 수 성장률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60년대부터 로펌이 있었지만 중국은 90년대부터 생긴 것을 감안하면 무서운 상승세"라고 말했다.

중국 로펌의 경우 해외 로펌과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중국 내 가장 많은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따청 로펌의 경우 해외 로펌과 각자 법인격은 그대로 두면서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성장을 이뤘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로펌의 세계화를 위해 '한·중·일 로펌 통합'을 언급했다. 로펌 세계화의 걸림돌은 '언어'와 '고객 확보'에 있는데 한·중·일 로펌 통합 방식은 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중, 한-일 , 중-일 간 계약을 보면 양국의 언어로 된 계약서만 쓸 뿐 영어 계약서를 쓰고 있지 않다"며 "한·중·일 로펌 업무는 글로벌 로펌이 들어오기 어려운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한·중·일 로펌이 합쳐서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면 한국 로펌의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훗날 우리나라 로펌이 해외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김종길 변호사 프로필

학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중국 북경대학교 경제법 석사 

경력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북경사무소 수석대표
▲중국 글로벌 로펌 구성원 변호사 
▲현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