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문변호사 시대] '중국통' 나승복 변호사 "중국 법률 비즈니스, 맹자에게 배웠다"

국내 첫 중국기업 상장 '산파' 법무법인 화우 나승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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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화우 나승복 변호사 

 

 


법적 분쟁이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변호사들에게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대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안착과 동시에 법률 분야는 해외, IT, 공정거래, 기업, 금융, 노동, 산업 등으로 날로 세분화 되고 있다. 아주경제는 갈수록 전문화되는 법률시장에 발 맞춰 연중기획으로 [지금은 전문변호사 시대]를 시작한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법무법인 화우의 나승복(56·사법연수원23기) 변호사. 그는 10년 전 국내 최초로 중국 기업을 국내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부동산투자, 중재 등 중국 관련 각종 법률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나 변호사는 “2007년 국내 IPO 시장이 외국 기업에게 열리면서 중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증시 진출이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기업들의 국내 증시 진출이 활발한 이유에 대해 “중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자금조달이 어렵고 준비기간이 긴 반면에 상장 후 국내 M&A나 신규 투자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 변호사가 중국 전문 변호사로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서울대 중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법학을 택했다. 1991년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과외를 받으며 중국어 실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던 중 유학 기회가 생기자 그는 고민 없이 중국행을 택했다.

중국유학에 대해 나 변호사는 “당시 중국으로 유학 가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며 “저는 학부에서 중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주위에서 ‘좋은 선택’이라는 반응이 컸다”고 회고했다.

2002년 북경대 법과대학원에서 한국인 최초로 법학박사를 받은 나 변호사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법률업무를 선도적으로 개발하여 국내 최초의 자문사례들을 일궈냈다.

나 변호사에겐 ‘우리나라 최초로 외국 기업을 국내에 상장시킨 변호사’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1년간의 준비 끝에, 2007년 8월 중국 쓰리노드디지털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데 자문 역할을 했다”며 “이는 그 동안 한국증시 상장을 관망하고 있던 외국 기업들에게 문을 두드린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나 변호사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중국 본토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데 자문하기도 했다.

이런 실무경험 등을 바탕으로 나 변호사가 그 동안 정부, 기업, 중국상공회의소나 CEO과정 등에서 한 실무강의만 130여 회에 달한다. 그가 집필한 ‘중국비즈니스법률실무’는 중국진출 한국기업이나 한국진출 중국기업들에게 유용한 법률안내서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나 변호사는 중국기업의 국내 부동산개발에도 자문을 활발히 하고 있다. 부동산개발 분야는 특히 절차가 까다로워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 변호사들은 쉽게 수임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그는 “부동산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여러 절차들이 제때 차질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인허가문제, 시공사, 시행사, 투자자의 이해관계, 영주권 등 미리 검토해야 할 법률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앞선 2015년 나 변호사는 7~8개월에 걸쳐 중국 기업이 제주도에 위치한 리조트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도왔고 현재는 순조롭게 호텔, 온천, 마리나 등의 후속 사업이 진행 중이다.

중국인에게 영주권이 쉽게 부여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영주권은 제한된 지역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가 일정기간 계속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며 “리조트 분양계약을 할 때 이러한 점을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변호사는 중국기업과 한국기업이 각각 한국과 중국에 진출할 때 발생하는 안타까움을 전하며 한 중국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중국기업이 중요한 부분을 검토하지 않은 채 카지노사업 양수계약을 체결한 후 대금을 지급해 오고 있었다. 중국 사장은 그때마다 ‘파리를 씹는 듯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 초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중국 사장에게 ‘상대방이 계약 체결 전에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이 계약은 무효이니 대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자문한 후 수 개월의 소송 끝에 계약금의 절반 정도를 회수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합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면에 나서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펀드를 조성해서 자금을 들여오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겪는 고충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북경대서 법학박사까지 취득한 나 변호사는 특히 중국 고문(古文)이나 성어(成語)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 현지인들과 대화할 때 고문이나 성어가 자주 나오는데 어려운 것을 들으면 바로 써 달라고 한다”며 “연말에 이러한 것들을 모아 읽어보면, 정말 교과서에는 없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파트너와 대화를 나눌 때 성어를 인용한다면 협력관계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중국 출장 때 상황에 맞는 성어를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나 변호사는 맹자(孟子)의 한 문장에 특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어느 중국 기업인이 맹자의 한 문장을 읊어줬다”며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큰 일을 내릴 때는 반드시 먼저 마음을 흔들어 놓고 몸을 힘들게 하여 강인하게 단련시킨 후 그 때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낼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문장을 듣고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다”며 “기업 CEO 강연에서 자주 인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나 변호사는 최근 법률정보의 단순 전달을 넘어 휴머니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50대에 들어서고 변호사 경력이 20년이 지나면서 법률서비스와 함께 고객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주는 데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변호사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 나승복 변호사 프로필

학력
▲ 서울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석사)
▲ 중국 북경대학 법과대학원 졸업(법학박사)

경력
▲ 제33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23기 수료
▲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강사 
▲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 사법연수원 강사(중국법)
▲ 현 한중법학회 이사
▲ 현 주한 중국상공회의소 자문위원(법률)
▲ 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공시위원회 위원
▲ 현 한국컨텐츠진흥원 해외진출상담센터 자문위원
▲ 현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