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의 법률이야기] 어려운 용어 쉽게 바꾼 민법 개정안

2015년 입법실패 후 다시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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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지난 4일 민법을 시대에 맞게 한글화하고, 일본식 표현이나 어려운 한자식 단어를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1958년 제정되어 196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우리 「민법」은 제정 이후 59년이 경과하였음에도 제정 당시 규정된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 등을 여전히 다수 포함하고 있어 일반 국민들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제정 과정에서 일본법을 그대로 계수하다보니 보니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받아 들였고, 한자를 주로 사용하는 시대상황이 반영되어 법률내용에 한자어가 대다수를 이루었었다.

민법은 사법(私法)의 기본법으로서 상법 등 수많은 민사특별법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을 직접 규율하는 중요한 법률이라는 점에서 이를 시대변화에 맞도록 한글화하고, 이해하기 쉽게 개정할 필요성이 있었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이 사법(私法) 체계의 기본법인 「민법」을 시대에 맞게 한글화하고, 일본식 표현이나 어려운 한자어는 삭제하거나 적절한 용어로 바꾸며,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은 부분 및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은 현대 국어 문법에 맞도록 수정하는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또 일반 국민 누구나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법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 및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국민과 함께하는 법문화’를 확립하려는 것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민법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기본적으로 현행민법의 표기를 한글화하되 예외적인 경우 한자를 병기하였다.

현행 민법은 한자표기가 원칙이어서 국민들이 쉽게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이번 개정안은 국민들이 알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원칙적으로 현행 민법에서 한자 표기를 삭제하였다. 다만, 한글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다른 단어와 그 뜻이 혼동될 우려가 있는 단어가 있는 경우, 해당 단어가 가장 먼저 나오는 부분에 괄호로 한자를 병기하여 혼란을 방지하였다.

과실(果實 또는 過失) 등 그 쓰임에 따라 의미에 혼란이 있을 수 있는 용어나 한글만으로 이해가 어려운 용어의 경우에는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한자를 병기를 도입하였다{예를 들면, 추인(追認), 소급(遡及), 전보배상(塡補賠償) 등}. 또한, 알기 쉬운 민법 만들기 사업 취지에 맞추어 내용의 개정은 없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나 일본식 한자표현 등을 이해하기 쉽도록 순화하였다. 일본식 한자어ㆍ표현의 예로는 ‘가주소’를 들 수 있는데 이를 ‘임시주소’로 바꾸었다. 쉽게 풀어 쓰거나 대체할 수 있는 용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한자어로 규정되어 있던 ‘해태한’의 경우 ‘게을리 한’으로 바꾸었다.

용어의 의미가 다소 불분명하거나 포괄적이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정비하였다. 예컨대 ‘相當한’을 ‘적절한’으로 바꾸었다. 양성 평등이 강조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자’를 ‘자녀’, ‘친생자’를 ‘친생자녀’, ‘양자’를 ‘양자녀’로 바꾸는 등 종래 남자만을 표시하였던 단어를 남녀 모두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개선하였다.

지나치게 축약되어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운 용어를 정비하였는데, ‘복임권’을 ‘복대리인선임권’으로 바꾸었다. 정확하고 올바른 용어로 개선된 경우도 있는데, 법률적인 의미에서 잘못 규정되었거나, 법 전체의 통일성을 위해 표현을 일치시키는 등 용어를 정비하였다. 이에 따라 ‘同一한사람에게歸屬한때’를 ‘동일한 자에게 귀속된 경우’로 바꾸었다.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용어를 쉽게 풀어쓰거나 보다 명확히 규정하여 알기 쉽게 개선하였다. 예컨대 ‘지료’를 ‘토지 사용의 대가’로 개선하였다. 법률문장을 일상적인 생활언어와 일치시키기 위해 준말 사용을 원칙으로 함에 따라, ‘하여야’를 ‘해야’로, ‘아니한다’를 ‘않다’로 바꾸었다.

또한 어려운 문장을 쉬운 한글식 표현으로 바꿈으로서 문장을 순화하였다.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 와 같이 의미가 불분명한 문장을 뜻이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19세에 이르면 성년이 된다’와 같이 표현을 개선하였다.

‘他人에게 加한 損害’, ‘同意가 있는 때에 限하여’ 와 같이 일본식 표현이나 한자어 사용 등 어색한 표현을 ‘타인에게 입힌 손해’, ‘동의가 있어야’ 등과 같은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표현으로 개선하여 이해하기 쉽게 하였다.

문법에 맞는 표현으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權利의 性質을 變하지 아니하는 範圍에서’와 같이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 표현을 ‘권리의 성질을 변하게 하지 않는 범위에서’와 같이 문법에 맞도록 변경하였다.

이와 같이 순화된 표현으로 바뀐 조문 하나를 예로 들면, 현행 민법 제128조는, 「第128條(任意代理의 終了) 法律行爲에 依하여 授與된 代理權은 前條의 境遇外에 그 原因된 法律關係의 終了에 依하여 消滅한다. 法律關係의 終了前에 本人이 授權行爲를 撤回한 境遇에도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읽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표현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개정안은
「제128조(임의대리의 종료) 법률행위로 수여된 대리권은 제127조의 경우 외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소멸된다.
1. 대리권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종료된 경우
2. 대리권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종료되기 전에 본인이 수권행위를 철회한 경우」라고 규정하여 읽기 쉬울 뿐만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개선되었다.

정부는 2015년에도 한 차례 민법 한글화를 추진했지만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 이번에 다시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이번 개정안은 국민이 법률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의 통과로 국민의 민법에 대한 접근이 좀 더 손 쉬워지길 기대한다.
 

[사진=법무법인 명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