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전자, 청소기 화재사건으로 피소···화재 원인 법정 공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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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제조물책임법 위반 혐의로 소비자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피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 등에 따르면 A씨는 LG전자의 청소기를 사용하다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며 LG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에 시작된 재판은 지금까지 변론기일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이천 소재의 A씨 자택에서 화재가 났고, 이로 인해 의류사업을 하던 A씨는 많은 물량이 불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천소방서의 화재조사 결과 LG제품인 청소기의 제품결함 등에 의한 화재로 드러났다. 청소기 인근에서 불이 난 것으로 봤을 때 주변 선풍기와 벽면으로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발열과 발화의 원인을 청소기의 노후함이나 청소기 내부 부품 고장으로 분석했다.

화재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보상 처리 과정에서 A씨 측의 과실이 80%, LG전자의 과실이 20%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A씨는 여전히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고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A씨 측 변호인은 청소기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소기 내부 부품이 화재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부착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났기 때문에 청소기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변호를 맡은 김정욱 변호사는 “내부 부품인 PCB기판의 특징은 청소기가 대기상태인지 작동상태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체적으로 전원을 차단해 사고를 방지하도록 돼 있다”며 “이 청소기는 PCB기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내부 온도가 과다하게 상승하면서 화재사건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 부분이 인정된다면 제조물책임법에도 저촉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제조물책임법 2조에서는 제조물의 결함을 제조업자가 제조물에 대해 제조상, 가고상의 주의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관계없이 제조물이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 가공됨으로써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동법 3조에서는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LG전자가 제조업자로서의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LG전자 측은 청소기가 화재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는 화재가 발생할 정도로 본체 내부 온도가 상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재 현장에서 청소기 작동버튼은 켜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화재 원인으로 청소기 이외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고들이 청소기 작동 원인에 대해 주장, 입증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LG전자 측은 재판부에 화재 원인에 대한 감정을 다시 요청하면서 결과는 뒤집혔다. 청소기가 화재 원인이 아니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원고 측 변호인은 이미 화재조사관이 파악한 사실이므로 별도 감정을 반대했지만 법원이 피고 측 감정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법정에서 검증이 진행됐다.

이후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부품의 전선 개수로 법정공방이 벌어졌다. LG전자 변호인단은 이 부품의 사진을 통해 전선이 50가닥 정도 돼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사건 청소기와 동일한 제품의 내부 전선은 25가닥 1종류뿐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원고 측에서 청소기 동일 제품을 분해해 제품 내 48가닥짜리 전선이 있는 것을 밝혔고, LG전자 측은 48가닥짜리는 불에 타지 않은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법원 절차에 따른 감정을 다시 받아 화재 원인이 청소기 결함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재판부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원고 측 김 변호사는 “기존 감정절차에서 감정을 했던 내부전선 등 주요 부품이 분실됐기 때문에 재차 감정을 진행할 경우 화재 관련 사진 등 간접자료만으로 감정을 할 수밖에 없어 정확한 감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화재원인에 대한 감정을 이미 했는데도 감정 의뢰 등으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어 원고들은 여전히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