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헌법학회·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개헌, 국민 참여가 최우선"

"개헌은 국민과 정치권의 소통의 결과여야 한다"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한국언론학회·한국헌법학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는 8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헌과 국민소통' 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언론학회·한국헌법학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및 정치권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헌과 국민소통'을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개헌 과제의 최우선순위로 '국민 참여'를 꼽았다. 국민의 의견 반영은 배제한 채 권력구조 개편 등 당리당략에만 치우친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해 "개헌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 높고, 정치권도 약속을 했기 때문에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가 동의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동력이 부족하다"면서 "국민 개헌에 대한 열망을 이젠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개헌의 동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헌법에 대한 논의가 더이상 50·60대에 머물러선 안 된다.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헌정질서를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20·30 세대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후원한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여야가 1년 동안 개헌특위에서 이야기를 했다. 충분히 논의를 해 자료도 충분히 축적했다. 그러나 국민 참여가 부족해 이부분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제 결단의 시간만 남았다. 대한민국의 기틀을 잡고 미래를 설계하는 개헌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지성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장(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개헌이 정치권에선 치열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헌법학, 정치학, 언론학 등 개헌과 관련된 학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만 개헌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데 언론학·정치학·법학 등 학계간 소통을 활성화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성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장(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개헌과 국민소통' 공동학술대회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언론학회·한국헌법학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가 공동주최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문제는 정치권…정파 이해관계 보다 국민 참여 우선해야"

학계에서는 개헌의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을 두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정치권을 맹비판했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년 중임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분권형대통령제'로 맞서고 있다.

김형성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헌 논의의 쟁점과 문제점'을 발표한 뒤 "각 정파가 가지는 이해관계나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인 동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헌을 위한 전제로 제기된 국민투표법 개정문제를 언급하며 "개헌의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형성 교수는 가장 유력한 해결 방안으로 "개헌의 필요성과 절실함에 기초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꼽았다. 이어 "정치권과 전문가 그리고 국민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이룰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두 번째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개헌 △국민과 함께하는 의회 중심 개헌 △지속가능한 발전의 미래지향적인 개헌 등 '국민 개헌을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김형준 교수는 "권력구조 개편에만 치중하면서 정치 공학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개헌이 정치 개편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정쟁만이 판을 치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 박수 속에서 통과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개헌 보다는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 전문 △기본권 △정부형태 △입법부 △정당 선거 △헌법기관 △지방 정부 등으로 분류해 개헌에 대한 제언도 남겼다. 이 가운데 국회에서 치열하게 논의 중인 '정부 형태'에 대해 "4년 중임제든, 5년 단임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민주성과 합리성을 조화 있게 제고하는 권력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가장 큰 과제는 순수 대통령제로의 전환"이라고 밝혔다. 야권에서 힘을 싣고 있는 '이원집정부제(분권형대통령제)'를 '변형된 의원내각제'로 규정하며 "어떻게 외치와 내치를 구분할 수 있느냐가 치명적인 약점이다. 분권은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과 총리가 소속 정당을 달리할 경우 대통령과 총리 및 내각간의 불화와 정치적 갈등으로 정국 불안정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 번째 기조발제자인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주로 개헌에서 작용하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권 교수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번 개헌 논의 과정에서 우리 국민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의원들이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당리당략에만 매몰된 채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커다란 분노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정치인이나 소수 엘리트들이 개헌문제에 대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정보를 갖지 못한 공중의여론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숙의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