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PD수첩·민간인사찰 등 검찰 과거사 12건 우선조사…대검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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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첫 연석회의가 6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김갑배 위원장(왼쪽세번째) 주재로 열리고 있다. (사진, 과천=연합뉴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PD수첩 사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을 과거 여러 의혹이 제기돼 진상 규명이 필요한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검찰 과거사 위원회(위원장 김갑배)는 6일 12건의 사건을 1차 사전 조사 사건으로 선정하고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에 사전 조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의 조사는 과거 해당 사건들을 다루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 등 검찰권이 남용된 적은 없었는지, 검찰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수사 및 기소를 거부하거나 현저히 지연시킨 적이 있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사전 조사 사건에는 ▲ 김근태 고문 사건(1985년) ▲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 삼례 나라 슈퍼 사건(1999년) ▲ 약촌오거리 사건(2000년)이 포함됐다.

또 ▲ PD수첩 사건(2008년) ▲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2010년) ▲ 유성기업 노조 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2011년) ▲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사건(2012년) ▲ 김학의 차관 사건(2013년) ▲ 남산 3억원 제공 의혹(이상득 전 의원에게 서울 남산자유센터에서 3억원을 건넸다는 의혹) 등 신한금융 관련 사건(2008년, 2010년, 2015년)도 조사 대상이다.

이들 12개 개별 사건 외에도 긴급조치 9호 위반 사건, 간첩 조작 관련 사건도 '포괄적 조사 사건'으로 1차 사전 조사 대상이 됐다.

이번에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사건들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시국 사건 등 전형적인 과거사 사건뿐 아니라 PD수첩 사건,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김학의 차관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 축하금' 논란이 일었던 남산 3억 의혹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논란이 된 사건들이 대거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과거사위와 대검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 이 시기 검찰 수뇌부를 포함한 주요 간부들이 법적 책임까지 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전·현직 검사의 징계나 형사 조치까지 권고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징계 시효가 남아 있다면 징계 문제도 권고할 것 같다"며 "과거사 정리라고 하면 인적 청산과 제도 청산이 모두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사실상 재수사가 진행 중인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라응찬 전 신한은행 회장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의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까지 조사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거사위는 이날 법무부 청사에서 대검 진상조사단과 첫 연석회의를 열고 12개 개별 사건과 2가지 포괄적 사건의 사전 조사를 대검 조사단에 권고했다. 사전 조사 기간은 한 달이다.

이날부터 활동에 들어가는 대검 진상조사단은 외부단원인 교수 12명, 변호사 12명, 검사 6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서울동부지검에 사무실을 마련한 조사단은 5명의 단원이 한 팀을 이뤄 개별 사건을 나눠 조사 활동을 벌이고, 그 결과를 검찰 과거사 위원회에 보고하게 된다.

조사단은 사건 처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대검과 각 검찰청이 보관하는 옛 사건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는 접근권을 보장받는다. 활동 기간은 6개월로 필요시 3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검찰 과거사위는 향후 대검 조사단의 사전 조사 보고를 받고 정식 조사 대상 사건을 선정할 방침이다. 또 이번 권고와 별도로 2차 사전조사 사건 선정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과거사위는 "검찰 과거사 정리는 검찰 역사에 대한 전반적 반성, 적폐청산을 통한 과거 불법과의 단절, 검찰의 새 출발을 위한 제언이 돼야 한다는 취지 아래 조사 대상이 최대한 객관성과 공정성 있게 선정돼야 하므로, 대검 진상조사단을 통해 사전 조사를 진행해 검토 결과를 토대로 조사 대상 사건을 선정한 후 계속 진상 규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발족한 검찰 과거사위는 위원장인 김갑배 변호사, 고재학 한국일보 논설위원, 김용민 변호사, 문준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송상교 변호사, 원혜욱 인하대 로스쿨 교수, 임선숙 변호사, 정한중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 등 9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