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단독] '졸속추진' 친환경차 의무구매…공공기관 70% 할당 미달

친환경차 의무구매 기관 242곳 중 이행 73곳

전기차 보조금, 지자체별 440만원~1100만원

"친환경차 보급 주체 정부, 예산 꼼꼼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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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1일 국회 본관 앞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새로 교체한 국회참관셔틀 전기차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공공기관 친환경차 의무구매 기준을 정했지만, 정작 해당 기관은 예산 부족과 인프라 미비로 할당량에 턱없이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 산자부, 공공기관 친환경차 의무구매 '시정조치 0건'…법 있으나 마나)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친환경차 의무구매 기관 242곳 가운데 의무구매 비율을 이행한 기관은 73곳에 그쳤다. 이들 기관의 친환경차 구매 비율은 34.2%, 전기차·수소차 구매 비율은 18.2%로 조사됐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의2'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제16조'는 공공기관이 업무용 차량을 구매하거나 임차하는 경우 연간 구매 또는 임차 차량의 70% 이상을 친환경차로, 이 가운데 80% 이상을 전기차나 연료전지차인 친환경차로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무 대상기관은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이다. 단 전체 승용차 보유 대수가 10대 미만이거나 당해 연도에 구매하는 차량이 2대 이하인 경우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

산자부가 지난해 3월 관련 현황을 집계할 당시 친환경차 연간 의무 구매 비율은 50%였으나,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해당 법률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무 구매 비율을 70%로 상향했다.

기관별 이행률을 살펴보면 △광역지자체 64% △기초지자체 39% △공공기관 29% △중앙행정기관 8% △지방공기업 5% 순이었다. 특히 지방공기업의 경우 평가 대상 18곳 가운데 단 1곳만이 의무 구매 비율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친환경차 구매 비율은 △광역지자체 61.8% △ 공공기관 47% △기초지자체 25.6% △중앙행정기관 17.1% △지방공기업 4.4%로 파악됐다. 전기차·수소차 구매 비율 △광역지자체 50.7% △공공기관 21% △기초지자체 20.8% △중앙행정기관 2.3% △지방공기업 1.6%로 집계됐다.
 

2016년 기준 친환경차 의무구매 기관 242곳 가운데 의무구매 비율을 이행한 기관은 73곳에 그쳤다. 이들 기관의 친환경차 구매 비율은 34.2%, 전기차·수소차 구매 비율은 18.2%로 나타났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구매 비율이 낮은 것은 예산 부족과 인프라 미비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도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당장 내구연한이 도래한 관용차를 친환경차로 구매하려고 해도 보조금이 턱없이 모자란 데다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도 안 돼 있는 상황"이라며 "목표만 세워놓고 각 기관에 맞추라고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지자체에 따라 국고 최대 1200만원, 지방비 440만원~1100만원이 지급된다. 전남 강진군·신안군이 440만원으로 가장 낮고 여수시가 1100만원으로 가장 높다. 하이브리드차 국고보조금은 지난해 100만원에서 올해 5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산자부 자동차 항공과 관계자는 "환경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외에 지자체별로 지방비를 얹어서 지원금을 주기도 하는데, 지자체별로 재정 여력의 차이가 있다. 국비를 아무리 늘려도 지자체에서 그에 걸맞게 지원하지 못하면 제약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공공기관부터 무조건 친환경차로 바꾸라고 하면 쉬운 접근 방법이지만, 예산편성권이 없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경우 의지를 갖고 친환경차를 구매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며 "결국 친환경차 보급의 주체인 정부가 이런 부분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산자부 자동차 항공과 관계자는 "2016년만 해도 친환경차를 이용하기 불편했다. 전기차 충전소도 부족하고 주행 거리도 짧았다"며 "충전소 확장과 주행 거리 개선 등 상황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친환경차 구매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