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공 울리는 한미 FTA 개정협상…본격 힘겨루기 쟁점은?

미국, 무역적자 주범 지목한 자동차 집중 공세 전망

정부, ISDS와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개선 요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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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상당국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개정협상을 하고 있다. [사진 = 산업통상자원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2라운드 공이 울렸다.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1차 협상이 서로의 카드를 내보이며 탐색전을 벌였던 것이라면, 이번 2차 협상은 각자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될 전망이다.

한·미 통상당국은 31일부터 이틀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2차 한·미 FTA 개정협상을 진행한다. 양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1차 때와 같이 우리 측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미국은 마이클 비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참석한다.

이번 협상은 정부가 밝힌 대로 쉽지 않은 협상이 될 전망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2차 협상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쁜 협상 결과보다는 아예 협상을 타결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공세는 자동차에 집중될 전망이다. 1차 협상 당시 미국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분야가 작년 대미 수출 1, 3위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7년 연간 수출액은 자동차 146억5100만 달러, 자동차부품 56억6600만 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686억1100만 달러)의 21.4%, 8.3%를 각각 차지했다.

자동차만 지난해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 달러)의 72.6%(129억66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은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의 수입 쿼터(할당) 확대, 자동차 수리 이력 고지와 배출가스 기준 등 미국 자동차 업계가 비관세장벽이라고 여기는 규제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무역구제 개선 등을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ISDS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상대방 국가의 정책 등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제도다.

ISDS는 그간 국내 통상전문가 사이에서 한·미 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혔다. ISDS는 우리나라 정부의 법·제도로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법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최근 ISDS 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해 왔다.

또 미국이 지난 23일 태양광 전지·모듈과 세탁기에 발동한 세이프가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한·미 FTA 10.5조는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자국 산업에 대한 심각한 피해의 중대 원인이 아닐 경우, 해당 협정국의 품목은 글로벌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세탁기는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하라'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권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세탁기를 세이프가드에 포함시켰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미 FTA 10.5조의 '제외할 수 있다'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처럼 '제외해야 한다'로 개선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2차 협상에서는 1차 협상에서 한·미 양국이 제시한 관심 분야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이 제기한 관심분야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우리 측 주장도 미국에 제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