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법과 정치’ 창간에 붙여

입법과정 분석, 입법 선진화에 기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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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일석 교수]

법과 정치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떨어져 있는, 맞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꼭 필요한 동반자이다. 정치가 권력을 마구 휘두를 때 법은 이를 견제하고, 법이 지나치게 엄격할 때 정치는 이를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정치가 법의 지배에 따를 때, 법이 정치적 합의에 따른 정당성에 근거할 때, 정치와 법은 함께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이와 같이 정치와 법이 만나서 교제하고 싸우고 화해하며 합의하여 생명력을 발산하는 것이 입법이다. 입법은 정치와 법의 뜨거운 만남이요, 살벌한 투쟁이며, 따뜻한 이해의 산물이라 하겠다.
아주경제에서 ‘법과 정치’를 창간하였다. 개헌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타오르고 있는 이때 ‘법과 정치’가 창간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법과 정치’가 법을 적절하고 투명하게 수립하는지, 올바르게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지, 또 균형 있게 법을 판단하는지에 대한 워치독(Watch Dog)의 역할을 소명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입법과정의 이론과 실제’라는 책의 저자로서, 필자는 ‘법과 정치’가 입법에 보다 집중한 기사와 정보를 제공하길 바란다. 입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입법자의 의사를 파악하면, 입법의 정당성을 인식함은 물론 집행의 실효성과 사법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과 정치’가 입법자의 의사가 형성된 당시의 상황, 정부의 입장과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에 대해 기사와 정보를 제공한다면, 행정과 사법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을 확대하게 될 것이다. 입법자의 의사는 법안을 제출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하여 입법과정에서 구체화되고 법조문으로 화체된다.

이와 같은 입법자의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입법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와 관련 문헌을 정리하고 분석하여야 한다. 즉, ‘법과 정치’는 국회 입법과정에서 생성되었던 검토보고서, 회의록, 심사보고서 등 각종 입법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수집·정리·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원이 발의하거나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 해당 소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및 본회의를 거치면서 변경·수정·삭제·추가된 내용과 이유를 분석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법과 정치’가 국회 입법과정에 대한 냉철한 분석 기사를 제공하길 바란다. 나아가 입법과정 당시와 현재의 상황을 비교하여 분석 기사를 제공한다면, 현행 법률의 미비점을 시정하여 개정에 반영될 수 있는 사항을 식별함으로써 향후 입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법과 정치’가 입법과정을 보다 상세하게 분석하여 국민 생활에 이득이 되는 입법이 어떤 정치적 합의 과정을 통해 달성되었는지 혹은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그 입법이 좌절되었는지를 알려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러한 입법과정에서 어떤 의원의 의정활동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지표를 발굴해 주기 바란다.
한편 국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의 목소리가 주장되고 대립하며 논의되어 법률로 반영되는 민의의 전당이다. 국회의 의사결정에 이르는 과정은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비용증가적인 구조를 갖는다. 이는 정치적 의사의 결합을 통한 규범의 생성자인 국회가 구성원 전체의 합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법과 정치’가 이러한 비효율과 비용증가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길 바란다. 나아가 ‘법과 정치’가 이러한 국회의 특성을 이해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합의가 도출되는 국회 입법과정을 분석하여 보도함으로써 우리 입법의 선진화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개헌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앞두고 창간된 ‘법과 정치’가 입법과정에 있어 국회의원들에게 민의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뜨거운 소통의 창구로서 큰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사진=오일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