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지유석칼럼] 미래법적 관점에서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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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최근 정부는 가상통화와 관련해서 다양한 긴깁 대책을 내놓았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기과열 분위기에 편승한 가상통화 관련 범죄에 대해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기 했다.

다단계 유사수신 방식의 가상통화 투자금 모집, 기망에 의한 가상통화 판매행위, 가상통화를 이용한 마약 등 불법거래, 가상통화를 통한 범죄수익은닉 등 가상통화 관련 범죄를 엄정 단속하기로 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비트코인거래소 해킹사건(서울중앙지검), 가상통화 ‘이더리움’ 투자금 편취사건(인천지검), ‘비트코인’ 이용 신종 환치기 사건(부천지청)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기로 하였다. 또한 가상통화 투자빙자 사기‧유사수신 등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확대하고, ‘해킹․개인정보 침해사범’ 등 시의성 있는 특별단속도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가상통화 거래자금 환치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관계기관 합동단속 추진하며 해외여행경비를 가장한 가상통화 구매자금 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고액 해외여행경비 반출 관리를 강화하기로 하였다.

가상통화거래소 개인정보유출사건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가상통화 거래구조 등을 확인하고 위법행위 발견시 엄단하기로 하였다. 현재 4개 주요 가상통화 거래소의 약관을 심사 중이며, 나머지 거래소에 대해서도 약관의 불공정여부를 일제 직권조사 실시하기로 하였다.

해킹‧개인정보 유출사고 예방을 위하여 거래소를 주기적으로 점검하여 정보통신망법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 제재를 하기로 하였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소는 2018년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신규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에 따른 투기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 등이 가격 변동폭이 큰 가상통화 투자에 참여하여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가상통화 거래소가 투기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하도록 했다.

은행이 거래자금 입출금 과정에서 이용자가 본인임을 확인하고, 이용자 본인계좌에서만 입·출금되도록 관리하도록 하였으며, 고교생 이하 미성년자, 비거주자(외국인)는 계좌개설 및 거래 금지조치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신규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하기로 하였다.

정부는 앞으로 조속한 시일내 입법조치를 거쳐 투자자 보호, 거래투명성 확보 조치 등의 요건을 갖추지 않고서는 가상통화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가상통화 거래소 운영을 위해서는 예를 들어 고객자산의 별도예치, 설명의무 이행, 이용자 실명확인, 암호키 분산보관, 가상통화 매도매수 호가·주문량 공개 등 의무화를 검토하고, 가상통화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고 은행 등의 의심거래 보고의무도 강화하기로 하였다.

ICO(Initial Coin Offering), 신용공여 등 가상통화 거래소의 금지행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위반시 처벌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가상통화 투기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바로 잡아 나가되, 정부조치가 블록체인 등 기술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 발표는 최근 비트코인 열풍에 따른 소비자의 보호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향후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어떻게 규제 내지는 규율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가상화폐의 정의와 법적 성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Ⅱ.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란?

비트코인(Bicoin)은 1998년 프로그래머 Wei Dai가 제안했던 암호화 화폐(cryptocurrency)의 개념을 실현한 것으로서, 2008년 나카모토사토시라는 일본식 이름의 익명의 개발자가 구현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주로 비트코인의 기반기술로만 알려져 있는데, 사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 즉 비트코인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 걸쳐 많은 효용성을 갖기 때문에 혁신적인 신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가상화폐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소위 탈중앙적인 분산원장 체제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상호분산원장(mutual distributed ledger)을 통하여 기존 중앙집중형 네트워크 기반의 인프라를 뛰어넘는 높은 보안성·확장성·투명성 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이란 넓게는 ‘인터넷 프로토콜(통신규약)’이자 ‘중개기관의 개입이 없는 형태의 전자적 P2P 지급네트워크’를 의미하고, 좁게는 ‘BTC 단위로 거래되는 디지털 가상화폐’를 말한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중에서도 암호화된 디지털화폐(encrypted digital currency)이다.

여기서 가상화폐 및 디지털화폐의 개념은 이론적인 것으로 우리나라 전자금융거래법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화폐’의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화폐는 지급수단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위해서 마련된 것으로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지만,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제한이 없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virtual currency)의 등장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창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인터넷 환경에서 안전하고, 저렴하게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지급수단이 등장하였다. 예를 들면 싸이월드의 도토리, 린든달러(linden dollar) 등 온라인 가상화폐에서 보듯이 디지털화된 가상화폐는 드물지 않으나, 동일한 화폐가 재차 사용될 수 있는 ‘이중사용’(double-spending)의 문제가 가상화폐의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에서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 즉 비트코인 시스템이 처음으로 언급되면서 현실세계에서 가상화폐의 사용이 현실화되었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지급 및 자금이체 시스템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2008년 비트코인이 등장하기까지 가상화폐를 비롯한 온라인 거래에서는 항상 신뢰성 있는 제3의 중개기관이 필요했다. 기존의 온라인 지급시스템 하에서는 만일 중개기관의 역할이 없다면 디지털화폐가 이중으로 사용될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신용 있는 중개기관이 관리하는 장부의 명의개서(ledger keeping)에 의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P2P 지급네트워크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중사용의 문제를 해결한다. 즉, 수천 명의 사용자로 구성되는 글로벌 P2P 네트워크가 중개기관의 역할을 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디지털화폐의 이중사용을 방지한다. 이렇게 블록체인은 기존의 중개기관의 장부를 대체하고 ‘분산된 공개장부’(distributed public ledger)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개기관 없이도 안전하고 저렴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Ⅲ. 가상화폐(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에 관한 논쟁

1.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규제기관의 지정이나 권한의 배분, 가상화폐 정책 및 운영방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국가내의 법정 통화와의 관계, 탈세 및 범죄적 사용의 가능성, 영업행위의 규제와 소비자보호 방안 등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상화폐에 대해 별도의 규제장치를 마련한 국가는 드물다. 일본은 가상화폐를 거래수단으로 취급하기로 하였고, 미국 재무부의 가이드라인은 가상화폐를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독일은 이를 사적 화폐(private money)로 인식하고 있는 정도이다.

가상화폐 규제의 법적 쟁점은 비트코인을 ‘화폐’, ‘증권’, ‘상품’, ‘복합적 상품’ 혹은 ‘금융상품’ 중에서 무엇으로 볼 것인가에 있다.

2. 해외에서의 논의

먼저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화폐’로 인정하기보다는 ‘재산’ 내지 ‘상품’으로 언급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fC)는 비트코인을 투자의 대상이 되는 상품(commodity)으로 규정하면서 비트코인의 매도인은 자본이득을 본 것으로 보아 과세 대상이 된다고 하였고, 중국도 비트코인의 위험 방지를 위해 비트코인을 일종의 특정한 가상상품이라고 언급한 경우가 있다.

반면, 영국은 비트코인을 금융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고 런던을 디지털 금융의 중심지로 키울 목적으로 화폐성을 인정하였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일반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힌 비트코인 신탁회사의 설립자를 금융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비트코인을 실체가 없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인정한 예가 있다.

일본도 종전에는 상품으로 인식하였으나 최근 2016년 개정 2017년 4월 1일에 시행된 개정 자금결제법에서 비트코인을 물건이나 서비스, 법정통화 등과 교환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동법 제2조 제5항)으로 규정하고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서는 ‘가상통화 교환업자’로 등록하도록 했다(동법 제63조의2). 이로써 일본에서는 가상화폐가 실질적으로 화폐와 같은 통화적 기능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Ⅳ. 가상화폐의 구조

가상화폐가 어떻게 생성되고 유통되는지 플레이어 별 역할을 살펴보면 어떠한 법적 쟁점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하에서 간략히 살펴본다.

1. 채굴자

비트코인의 채굴이란 비트코인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컴퓨터가 해쉬 (hash)라는 특정한 조건의 패턴을 찾아내기 위해 경쟁하며 이를 가장 먼저 찾아낸 컴퓨터(채굴자)에게 비트코인이 제공되는 과정을 말한다. 채굴방법으로는 여러 사람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공동으로 채굴을 한 뒤 보상을 나눠가지는 마이닝 풀(mining pool)이 대표적이다.

2. 거래소

비트코인의 이용자는 비트코인의 채굴을 통해서 획득하지만 이외에도 유가증권 또는 외환의 경우와 같이 거래소에서 구매를 통하여 획득할 수도 있다. 거래소란 비트코인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주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대표적인 거래소로는 BTC China(중국), Mr. Gox(일본), Bircoin.de(독일) 등이 있으며 현재 거래소만 약 50곳이 넘는다.

3. 가맹점

지급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가맹점은 아직 많지 않으나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4. 금융서비스 제공기관

비트코인 예금‧대출‧옵션‧선물 등 기존의 금융서비스와 유사한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사업 초기 단계로 아직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며 향후 활성화될 지의 여부도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Ⅴ. 결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관한 규범적 검토

1.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과 구조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과 구조를 통하여 어떠한 공법적인 규제가 가능한지 대략 도출이 가능하다. 다만 본고에서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 일부분에 관하여만 언급하기로 하겠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대한 내용으로 정부대책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가상화폐를 활용한 도박의 경우 도박죄가 성립하는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치로서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율로서 거래소에 대한 규제 및 부가가치세 과세에 관하여 검토를 해보기로 한다.

2. 온라인 도박

현재의 정부나 법원 태도에 의하면 비트코인으로 표시된 온라인 도박에 대해서도 형법상 도박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온라인 도박의 구조와는 달리 계좌의 창설이 요구되지 않는 온라인 도박시장에서는 베팅은 단순히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이루어진다.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의 도박은 베팅을 하면 즉각 반영되는 구조이다.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베팅금액 제한과 사이트 등록 여부에 대한 사후감독시스템을 조금 더 확실하게 개발하여 운영하는 방향으로 규제방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3.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 검토

2017년 7월 박용진 의원 대표 발의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었다. 동 법안의 제정이유를 살펴보면,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의 등장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투자를 목적으로 한 가상통화의 거래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가상통화를 매매하던 이용자들이 해킹사고를 당하고 다단계판매 등으로 인한 투자사기행위가 급증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가상통화의 정의와 가상통화거래에 대한 규정이 없어 가상통화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가상통화의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가상통화취급업의 인가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함과 동시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와 금지행위 등을 규정함으로써 가상통화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에서오 같이 현재 가상통화 취급업을 규제하는 것은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다. 또한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의무를 부과한 부분도 정부의 대책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된다.

4. 과세문제

비트코인은 화폐 이외의 재화로서의 성격 또한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 화폐를 매개로 한 거래에 적용되는 현재의 세법을 비트코인 관련 거래들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곤란하게 한다. 현재의 세법은 세목별로 과세 대상이 되는 거래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가상화폐를 매개로 한 거래들의 경우 기존의 규정에 따라 구분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특히, 부가가치세와 관련해서는 비트코인의 재화로서의 성격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공급에도 과세를 하여야 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해외 선진국에서도 가상화폐의 과세기준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행법의 규정만으로는 비트코인에 관하여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기에는 많은 정책적 판단 및 입법적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SWOT분석

1. 장점(Strength)
현재 온 나라의 관심사가 온통 가상화폐에 쏠리고 있으므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가상화폐에 관한 규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 단점(Weakness)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는 헌법, 행정법, 세법, 금융법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한 매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문제로서 규제의 강도를 정하기가 매우 난해하다.

3. 기회(Opportunity)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와 활성화의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아직 완비된 바 없으므로, 이에 대한 법제를 마련하는 것은 미래법적 관점에서 매우 필요한 일이다.

4. 위협(Threat)
만일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과도하게 하는 경우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자칫 세계적인 추세에도 뒤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