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는 지금] '신용카드 인지세' 1000원 폐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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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사진=연합뉴스]


현행 1000원인 신용(직불)카드 인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신용카드 인지세는 주세나 담뱃세처럼 실제 소비자인 국민의 부담과 연관돼 있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물건을 파는 기업이 국가에 내는 세금이므로, 결국 실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즉, 세금을 줄이거나 없애면 회사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

27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선 '신용카드 인지세 폐지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용카드 가입신청서는 예·적금과 다르게 재산권에 관한 증서가 아니기 때문에 조세 합리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볼 때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신용카드 인지세는 2001년까지 300원이었지만, 소득수준 향상 등 경제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해 2002년부터 1000원으로 인상됐다.

'인지세법 개정안'은 지난 5월 발의된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가장 먼저 발의했다. 신용카드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신청서의 인지세액을 현행 1000원에서 300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어 지난 9일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신용카드 회원 가입신청서에 대한 인지세 1000원을 아예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날 조세소위에 참석한 대다수의 의원은 '신용카드 인지세법 폐지'에 찬성표를 던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조세소위 참여율이 저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캐스팅보트인 국민의당 의원까지 찬성을 택하면서 통과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해당 개정안 논의 당시 야당에선 조세소위원장인 추 의원을 포함해 7명(자유한국당 이현재·이종구·최교일·엄용수, 국민의당 박주현·이언주)이 참석했지만 민주당에선 해당 논의를 할 당시 박광온·김종민·김정우 등 단 3명의 의원만 참석했다.

우선 해당 법안을 발의한 엄 의원과 추 의원은 신용카드에 인지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아일랜드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추 의원은 2002년 인지세를 상향 조정했던 이유가 청소년에 대한 카드회원 유치 경쟁 심화 등 필요 이상의 카드 발급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는 반대 의견과 관련해, "2000년대 초반에 카드 과다 발급 문제가 제기돼서 금융감독 차원에서 온갖 장치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신용카드 인지세 폐지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 의원은 "저는 하향 조정안을 냈지만 사실 '추경호안' 대로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불카드는 이중과세 우려까지 맞물려 있으므로 아예 인지세를 폐지하고 신용카드는 다른 상품과 형평성을 맞춰 조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신용카드 인지세법 같은 자잘한 건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 정부가 세금을 거둘 수 있는 영역이냐. 전반적으로 정부가 세금을 너무 많이 걷고 있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세금만 뜯어가면 국민들이 세 부담이 매우 크다고 인식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자금융이 활성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변화 등을 고려해 다시 한번 잘 검토해보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사실상 정부 입장에서 연 1조원에 달하는 인지세를 폐지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에서는 지금까지는 신용카드 회원가입 신청서를 신용카드 회사에 권리를 설정하는 문서 취지에서 과세를 해왔다. 그리고 전화에도 인지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 측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현행 인지세법 1조에 따라 국내에서 계약서를 증명하는 문서인 경우 인지세를 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해석한 것이고, 대법원도 이런 해석을 내놓았다. 우선 현행법에 따라 그대로 가시고 추후 신용카드가 1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더 해보자"고 말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은 '인지세법'은 기본적으로 재산에 관한 권리 등의 창설·이전 또는 변경에 대한 계약서 등을 대상으로 그 작성자에게 부과하는 조세이므로, 신용카드의 경우 재산권에 대한 증서로 보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전문위원은 신용카드사의 원가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악화한 신용카드사의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과, "신용카드사의 경영 부담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나 인지세 부담보다는 '카드사 간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에서 증가한다"는 양비론적인 검토결과를 밝혔다. 결국, 신용카드 인지세 폐지가 온전히 국민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인지를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