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공영방송 이사 추천? 정치권 입김서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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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KBS,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BS 새노조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국감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에 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공영방송 이사를 정치권이 아닌 일반 국민이 추천함으로써 정치적 종속성을 배제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의당 추혜선 의원을 비롯한 10명의 여야 의원들은 14일 KBS·EBS·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후보자를 일반 국민 200명으로 구성된 이사추천국민위원회가 추천하도록 하는 방송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발의 제안 이유

현행법에 따르면 KBS의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고, EBS와 방문진의 이사는 방통위가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사의 추천 또는 임명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 여야의 추천을 받는 것이 관행으로 돼 있어 이사들이 자신을 추천해 준 정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언론장악 방지법'은 정부·여당과 야당의 추천 비율을 조정해 정부·여당에 지나치게 편향적인 기울기를 조정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이사 추천권을 정치권이 갖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돼 왔다.

◆ 법안 주요 내용

추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KBS·EBS 및 방문진의 이사를 추천하기 위해 200명의 이사추천위원을 지역, 성별, 연령을 고려해 분야별로 균형있게 선정정하도록 했다. 이렇게 구성된 '이사추천국민위원회'는 이사 후보자들에 대해 공개 면접을 실시해 적격성을 평가하고, 투표를 통해 다득표 순으로 이사를 추천한다.

또 '방송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을 통해 KBS·EBS 및 방문진의 이사를 13인으로 구성하고, 각각 이사추천국민위원회가 추천한 이사 후보자들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사장을 선임할 때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토록 하는 특별다수제도 포함됐다. KBS와 EBS 사장은 각 방송사의 이사회가 임명을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고 MBC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가 추천해 MBC 주주총회에서 임명하게 되는데, 각 이사회가 사장의 임명을 제청하거나 사장 후보를 추천할 때 특별다수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국민주권'이라는 시대정신을 공영방송 지배구조에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공감돼가 형성됐다"며 "이번에 발의된 법안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가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이를 통해 방송의 독립성·공정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과 함께한 의원은 정의당 김종대·노회찬·심상정·이정미·윤소하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심기정 의원, 민중당 김종훈·윤종오 의원 등이다.